[준PO] '오프너' 한화 박주홍, 위장 선발 논란 불필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23 14: 00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한화가 4차전에서 깜짝 승부수를 던졌다. 메이저리그식 오프너 전략이다. 
한화는 지난 22일 고척돔에서 열린 2018 KBO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승리한 뒤 4차전 선발투수로 신인 좌완 박주홍(19)을 예고했다. 누구도 예상 못한 이름에 술렁였다. 한화 관계자는 "경기 직후 감독님께서 결정하셨다. 우리도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한용덕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 결정했다. 넥센이 1~2번 왼손 타자들을 많이 낸다"고 밝힌 뒤 "박주홍이 선발로 길게 해주면 좋겠지만 오늘(3차전)처럼 매경기가 결승전이다. 나갈 수 있는 투수를 전부 준비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올해 2차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박주홍은 시즌 22경기 모두 구원으로 던졌다. 1승1패 평균자책점 8.68. 2군 퓨처스리그에서는 18경기 1승3패4홀드 평균자책점 8.35를 기록했다. 선발로 나선 6경기에선 평균자책점 7.29. 5이닝 이상 넘긴 적도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탬파베이 레이스가 유행을 일으킨 불펜투수의 선발등판, '오프너' 개념으로 봐야 한다. 길어야 1이닝 투구가 예상된다. 넥센은 1~2번에 서건창·송성문·김규민 등 좌타자가 배체될 게 유력하다. 빠르면 1회 우타자 제리 샌즈가 들어설 3번 타순부터 투수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당초 4차전 선발로 예상된 김민우가 두 번째 투수로 유력하다. 김민우는 올해 1회 피안타율이 3할8푼9리에 달하고, 우타자(.302)보다 좌타자(.344) 피안타율이 높았다. 경기 초반, 좌타자에 약한 김민우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으로 박주홍을 오프너 선발로 쓸 가능성이 높다. 
오프너 전략은 어떻게 보면 위장 선발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밀워키 브루어스가 선발투수 웨이드 마일리를 1회 1타자 만에 교체하며 논란으로 떠올랐다.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은 "속임수가 아니다. LA 다저스는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라 좋은 매치업을 갖기 위한 노력을 한 것이다"고 말했다. 
국내 선발이 약한 한화로선 정공법으로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 변칙을 통해서라도 초반 상대 득점을 막고 승산을 높여야 한다. 내일이 없는 단기전 승부에선 작은 확률이라도 높여야 한다. 과거 위장 선발은 한 타자만 상대하게 하고 다른 유형의 투수로 바꾸는 식으로 상대를 교란시켰지만 한화의 오프너는 그런 목적이 없다. 박주홍이 선발로 길게 가지 않을 것이란 것을 한화도, 상대팀 넥센도 모두 안다. 
한용덕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4차전에는 데이비드 헤일과 키버스 샘슨도 불펜 대기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투수 총력전이다. 한화의 오프너 전략이 4차전 경기 초반 승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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