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가수 한사랑이 제 55회 대종상영화제(이하 대종상)의 대리 수상자로 등장해 논란이 발생한 가운데 그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지난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55회 대종상이 진행된 가운데 음악상 수상자로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 2017)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류이치 사카모토가 선정됐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남한산성' 측에서는 대리 수상자(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가 준비돼 있었고 사카모토의 이름이 호명된 뒤 해당 대리수상자가 무대 위로 걸어 나가고 있는 모습을 카메라가 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영화와 관계없는 누군가가 먼저 마이크 앞에 서며 대리수상자로 나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높였다. 그는 한사랑이었다.

무대에 선 한사랑은 "(류이치 사카모토가)너무 바쁘셔서 제가 대신 나왔다. 저는 가수 겸 배우 한사랑이다. 축하 드린다"라고 류이치 사카모토를 대신해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사카모토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한사랑의 모습은 방송사 측과 영화제 측도 모르는 그야말로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오다)로 보였고, 이에 그에게는 '관종'이라는 비난의 화살이 날아들었다. 대종상 측 관계자는 이에 OSEN에 "한사랑의 어제 영화제 대리수상과 관련해 확인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입장을 밝히겠다"이라고 전했다.

한사랑이 포털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더욱 비난의 폭풍이 거세지고 있던 상황에서 그는 한 매체를 통해 자신이 왜 무대에 올라갔는지 설명했다.
한사랑에 따르면 대종상을 주최한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의 한 간부가 연락을 취해 대리수상을 부탁했고, 그는 내키지 않았지만 수락했다. 그리고 음악상 시상 시간이 됐고, 자신의 순서라고 생각해 올라간 것이었다. 이후 트로피는 '남한산성' 관계자가 내놓으라고 하기에 건네줬다고 전했다.
본인도 논란이 일자 놀라고 당황했다는 한사랑은 "류이치 사카모토 라는 사람은 들어본 적도 없지만, 도움을 청하길래 그것에 응한 것 뿐인데 곤란한 처지가 됐다"라고 털어놓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사랑에 따르면 대종상 측에서 한사랑을 불러놓고 도리어 '나몰라'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대종상은 내부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짐작케 한다. 관계자들과 네티즌에게서 "동네잔치도 아니고..", "정말 웃지못할 촌극" 등의 반응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몇 시간 후 대종상 측은 상황을 알아본 후 "제55회 대종상 영화제의 영화 ‘남한산성’ 음악상의 한사랑과 촬영상의 라아리의 대리수상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히며 "음악상을 수상할 류이치 사카모토 감독은 미국에서, 촬영상을 수상할 김지용 감독은 프랑스에서 스케줄이 있어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서 ‘남한산성’ 제작사에 연락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각 협회(한국영화음악협회, 한국촬영감독협회)의 추천을 받아 대리수상자를 선별한 것이다. 남한산성’ 제작사 김지연 대표의 행동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남한산성'의 조명상 트로피를 가져간 대리 수상자도 영화 관계자가 아니며 '남한산성' 측은 조명상 트로피의 정확한 행방 역시 찾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대종상 측은 역시 시간이 지난 후 "대종상의 영화 ‘남한산성’ 조명상의 대리수상은 한국영화조명감독협회의 정성면 부이사장 겸 이사가 수상했다. 트로피는 현재 조명협회에서 보관하고 있으며, 수상자인 ‘남한산성’의 조규영 감독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nyc@osen.co.kr
[사진] 대종상 제공,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