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은 시청자 몫이라 생각"..'시멈때' 김현중, 4년만 복귀한 각오 [종합]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8.10.23 15: 09

 4년 만에 배우로 복귀한 김현중의 진심은 대중에 통할까. 그는 개인적인 질문까지 모두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으며 소통하려는 진심을 보여줬다.
23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는 KBS W 새 수목드라마 ‘시간이 멈추는 그때’(극본 지호진, 연출 곽봉철) 제작발표회가 진행된 가운데 김현중, 안지현, 인교진, 임하룡, 주석태와 곽봉철 PD가 취재진 앞에 섰다.
이날 현장은 김현중의 배우 복귀 현장이라는 점에서 뜨거운 취재 경쟁이 펼쳐졌다. 지난 4년 간 김현중은 전 여자 친구인 A씨와 폭행 및 유산, 사기 및 명예훼손 등의 쟁점을 두고 첨예한 법정 다툼을 이어왔고, 그 사이 국방의 의무도 다했다.

오랜만에 연기로 브라운관에 나서는 김현중의 각오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김현중은 본격적인 질의응답 시간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랜만에 돌아오게 됐다. 예상보다 더 많은 기자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지난 4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많은 분들에게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렸던 것 같다. 어떤 말로 많은 분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연기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는 말보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조금 더 사람다운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중은 로맨스 연기에 몰입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 “최대한 문준우를 완성시키는 데 있어서 어떤 게 중요할까 생각했다. 사전제작이라서 문준우 역으로서 지난 3개월은 충분히 스스로 연구를 하고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판단은 시청자분들의 몫이라고 생각해서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현중은 지난해 11월 다섯 번째 미니앨범 ‘헤이즈(HAZE)’를 발매하며 국내 복귀의 신호탄을 알린 바 있다. 이번 드라마는 김현중이 KBS 2TV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이후 약 4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 김현중은 극중 시간을 멈추는 능력을 가진 준우 역을 맞췄다.
곽봉철 PD는 “김현중 씨는 솔직히 이 캐릭터에 어울리는 비주얼을 찾아 김현중 씨를 캐스팅했다”며 김현중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김현중은 4년 만의 촬영 현장 복귀 소감에 대해 “4년 만에 현장에 돌아오니까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다. 제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고, 현장에 가서 현장감을 익숙하게 느껴보자고 생각했다. 사전제작이라는 것 자체가 저에게 메리트가 있었다. 현장에서 많이 놀랐던 게 불과 4년 만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장비들과 시스템이 체계적이게 변했더라. 옛날부터 디졸브의 연속이 아니라 연기자들이 쉬는 시간이 체계적으로 정해져 있어서 적응이 안 됐다. 4년 만에 카메라나 조명기구도 다 무선으로 바뀌어서 이제 세팅도 빨리 돼서 스태프들도 쉬는 시간이 생기는구나 생각했다. 4년 만에 이렇게 많이 바뀌어 있더라. 너무 좋아진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간이 멈추는 그때’는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미스터리한 남자 문준우(김현중 분)가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고로 스물다섯에 3층짜리 건물을 물려받은 갑 김선아(안지현 분)을 만나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사전제작으로 모든 촬영을 성공적으로 끝냈다는 전언이다.
김현중은 지난 4년 동안 어떻게 지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솔직히 이 자리가 그렇게 편한 자리는 아니다. 그만큼 각오도 많이 하고 나왔다. 최대한 스스럼없이 솔직한 마음을 기자분들에게 말씀드리려고 나온 자리다. 지난 4년 동안 어떻게 지냈냐는 것은 군대에 있는 2년은 굉장히 힘든 시기였다. 군인이라는 신분이 원래 힘든 신분이지만, 외부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에 제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 솔직히 힘든 것도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다. 군생활에 적응하다 보니 외부와 단절되지 않나. 그래서 저만의 시간을 쌓는데 주력했다. 밖에 나가서 어떻게 하면 내가 괜찮을 수 있을까 연구했던 시기였다. 군대를 전역하고 왔는데 밖에서 나온 세상은 다짐하고 나온 세상과 달랐던 것 같다.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많은 일들에 대해서 현실 가까이 오다 보니 많이 놀란 부분도 있다. 다시 외로웠던 시간을 보내게 됐던 것 같다. 잘 밖에도 안 나가고 내가 정말 실패한 삶일까 고민도 많이 했고, 어떻게 하면 내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고민했던 와중에 옆에 계신 교진 선배도 우연히 만나게 됐고 좋은 소리를 많이 듣게 됐다. 귀를 닫지 않고 열다 보니까 보시는 분들마다 힘내라는 말이 들리게 되면서 마음의 문이 열렸다. 내가 혼자 고민해서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걸 생각하게 됐다. 다시 드라마라는 것도 시작해야겠다, 음악을 다시 해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요즘은 어떤 심정으로 생활하고 있느냐면 ‘오늘 하루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먼 미래가 솔직히 없을 수 있으니 오늘 하루만 보자는 생각으로 즐겁게 살고 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또한 ‘아이에게 어떤 아빠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솔직히 어디까지 말씀드려야할지, 드라마를 위한 자리인데 이런 이야기만 하게 돼서 여기 계신 선배님과 감독님께 죄송하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겠다. 솔직히 아직 아이를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그렇기 때문에 뭐가 맞는지 저도 솔직히 모르겠다. 그냥 어찌됐든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이 말밖에 없는 것 같다. 어떤 말도 그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거니까, 지금은 볼 수 없는 상태라 말을 아끼게 된다”며 말을 아꼈다.
김현중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듣고 싶은 반응에 대해서 “솔직히 이 드라마 하나로 제가 연기적으로 어떻다는 기대는 솔직히 하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주연을 위한 드라마는 아니고 감독님과 대본을 보고 이야기했던 게 이 드라마가 준우만이 아니라 같은 빌라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며 “어떻게 보면 팬분들이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주연인데 분량이 많이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저는 이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되게 아름답고, 착한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연기는 김현중이 전보다 같은 대사를 해도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할 수 있구나를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얼마나 내면적으로 성숙했는지 그런 부분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지현은 데뷔 8년만의 주연을 맡은 소감으로 “솔직히 잠을 못 잤다. 정말 성당도 가보고 절도 가보고 교회도 가보고 할 수 있는 기도는 다 해봤다. 워낙 처음이라 부담감이 많았다. 그런데 옆에서 격려와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현장에 가도 즐겨질 정도로 너무 잘해주셨다. 정말 열심히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인교진은 아내 소이현의 반응에 대해 “지금까지 표현했던 캐릭터와 사뭇 다른 캐릭터였기 때문에 저 역시 부담감도 있었는데, 와이프와 상의했다. 항상 그렇듯 잘할 수 있으니까 열심히 해보라고, 제가 새롭게 도전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임하룡은 김현중과의 호흡에 대해 “아버지 같은 마음이다. 둘의 사랑이 잘 이루어지길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찍었다. 현중이는 현장에서 조용해서 내가 말을 많이 걸었다. 착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좋아서 저하고는 부자처럼 이것저것 재밌게 잘 찍었다. 차분한 연기톤이라서 마음이 더 애잔하게 잘해주고 싶었던 느낌이 들 정도로 연기를 했다”며 케미스트리를 자신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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