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KBO 총재가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논란 관련 입장을 밝혔다.
정운찬 총재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대한체육회 등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선동렬 야구대표팀 감독이 국감에 나선 바 있다.
선동렬 감독에게 맹공을 퍼부었던 손혜원 의원은 "선동렬 감독이 증인으로 나왔을 때 흥분을 자제하지 못해 많은 분들을 화나게 했다. 이 일의 본질이 왜곡된 것 같아 총재를 모신 것을 이해해 달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달 20일 정운찬 총재의 기자회견 이유에 대해 물었다.

정 총재는 "선수 선발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못했던 점을 사과했다. 선수 선발은 원칙적으로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여론이 비판을 많이 했다. 선 감독이 여론을 잘 받아들였다면 오늘날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 같아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총재는 "선수 선발은 전적으로 감독이 해야 한다는 것을 믿고 있다. 선동렬 감독은 상식이 있는 사람이다. 여러 가지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손 의원이 "반성을 안 한다. 자기 소신이라고 끝까지 말한다"고 맞선 뒤 전임 감독제에 대한 정 총재의 의견도 질의했다.

정 총재는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전임 감독제를 찬성하지 않는다. 국제대회가 잦거나 상비군이 없다면 전임 감독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시안게임에 아마추어 선수가 배제된 것에 대해서도 "몇 명을 뽑았으면 좋았을 것이다"고 답했다.
아울러 선 감독이 TV 중계로 선수들을 관찰한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 총재는 "그건 선 감독의 불찰이라고 생각한다. 야구장을 안 가고 살피며 지도하는 건 경제학자가 시장 경제 현장을 가지 않고 지표만 갖고 예측, 대안을 내놓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끝인사로 정 총재는 "국민들께서 선 감독과 병역 면제 관련한 두 선수(오지환·박해민)에 대해 비판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카르타에서 장염에 걸리기도 한 선수들이 있었다. 국민들의 비판적인 눈치를 보는 상황에서 아시안게임 야구 3연패를 달성했다. 야구 선수 모두를 폄하할 게 아니라 그 선수들을 격려해주시길 먼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정 총재는 "야구계에서 일어난 일들 때문에 우리만 피해를 본 것이 아니라 스포츠 다른 종목, 문화·예술 등 다른 곳까지 번진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가르쳐주신 말씀을 잘 되새겨서 KBO를 더 좋은 기구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waw@osen.co.kr

[사진] 여의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