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어깨를 다친 '바람의 손자' 이정후(넥센)는 벤치에 앉아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지켜봐야 했다.
지난 20일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김회성의 타구를 다이빙캐치하다가 왼쪽 어깨를 다쳤다. 정밀 검진 결과 왼쪽 어깨 전하방 관절 와순 손상 진단을 받았다. 넥센은 "이정후는 남은 포스트시즌 경기 출장이 어렵게 됐다. 2주 안으로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넥센은 2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한화를 5-2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덕아웃에서 만난 이정후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게 다소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그는 "축하받는 게 마땅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정후는 몸 상태에 대해 "많이 좋아졌다. 수술하기 전까지 최대한 조심하고자 한다. 수술 잘 받고 재활 과정을 착실히 소화하며 내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뜻하지 않은 부상 탓에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던 그는 "솔직히 주변 사람들이 아쉬움이 많을 것 같다고 하신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정규 시즌 때 경기에 나갈 때마다 응원해줬던 동료들이 정말 고마웠는데, 이제 내가 그 입장이 되어 응원하는데 똑같은 마음일 것 같다. 항상 잘 하길 바라며 열심히 응원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정후 대신 출장 기회를 얻은 김규민은 1-2로 뒤진 4회 역전 2타점 결승타를 터뜨렸다. 이에 이정후는 "오늘 경기를 앞두고 (김)규민이형이 기 한 번 달라고 하길래 규민이형의 장갑을 잠시 착용했었는데 좋은 기를 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씩 웃었다.
준플레이오프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이정후는 "공격에서 제 몫을 하지 못해 수비에서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목숨걸고 했는데 아쉽게도 다치게 됐다. 이 또한 경험이 아닐까 싶다. 나쁘게만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고 긍정의 힘을 믿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