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를 능가하는 보스턴의 추위다. 2차전 등판하는 류현진(31)에게 영향은 없을까.
LA 다저스는 24일(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스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개최된 ‘2018시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홈팀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4-8로 졌다. 기선을 제압당한 다저스는 25일 류현진을 내세워 반격을 노린다.
류현진은 25일 이어지는 2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해 데이빗 프라이스와 진검승부를 펼친다. 류현진은 한국선수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발로 등판하는 역사를 세우게 된다.

변수는 날씨다. 1차전에서 보스턴 지역에 오후 내내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았다. 따뜻한 환경에 익숙한 다저스 선수들은 제대로 몸을 풀지 못했다. 천하의 커쇼도 1차전에서 4이닝 7피안타 5삼진 3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아무래도 커쇼는 평소보다 몸이 늦게 풀리는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이 등판하는 25일 보스턴의 최대 낮 기온은 11도에 불과하다. 해가 지면 기온은 섭씨 3도까지 뚝 떨어진다. 날씨가 흐린데다 바람까지 강하게 부는 보스턴이다. 체감온도는 훨씬 더 떨어진다.
오승환은 밀워키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 쌀쌀한 쿠어스 필드에서 던졌다. 기온이 5~6도에 불과한데다 비까지 내려 더욱 추운 날이었다. 오승환은 손에 바람을 훅훅 불어가며 겨우 한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경기 후 오승환은 “한국시리즈는 비교도 안 될 추위였다. 너무 추워서 공이 손에서 미끄러져서 혼났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렇듯 민감한 투수에게 날씨는 중요한 변수다. 레드삭스 에이스 크리스 세일은 “우리는 적응이 됐지만 처음 원정 온 투수들은 날씨 때문에 고생 좀 할 것이다. 더구나 우리 팬들은 세계최고”라며 여유를 보였다. 보스턴의 추운 날씨와 극성스러운 팬들 응원 때문에 다저스가 여간 고생할 것이 아니라는 것.
1차전 출격하는 커쇼는 22일 보스턴에 오자마자 펜웨이 파크에서 불펜피칭을 했다. 그것도 자신이 던지게 될 오후 8시 시간에 맞춰서 했다. 컨디션도 조절하며 보스턴의 추위를 미리 경험해보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
커쇼는 “선발투수는 경기 전 최대한 근육을 이완하고 편안한 상태에 있으려고 한다. 이닝 중간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 번 마운드에 올라가면 날씨가 따뜻하든 춥든 별 상관은 없다. 내가 이런 추운 환경에서 몇 번 던져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일은 오늘보다 덜 추울 것이다. 모레는 더 그럴 것”이라며 적응을 강조했지만 날씨에 악영향을 받았다.
류현진은 “모든 선수가 다 똑같을 것이다. 그런 쪽으로는 생각 안 해봤다. 원정이라고 해서 상대방 응원하는 소리를 내쪽으로 들을 수도 있는 것이다. 선수가 할 수 있는 생각이다. 원정이라고 위축되거나 그렇지는 않다”며 주위 환경에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