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팀에 불리한 와일드카드? 3년 연속 4위팀 업셋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24 13: 05

지난 2015년 KBO는 와일드카드 제도를 도입했다. 10개팀 체제가 시작된 후 포스트시즌 진출팀을 5위까지 확대했다. 이 제도로 3위팀이 어드밴티지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종전 제도는 준플레이오프 바로 승부하는 3위와 4위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5차전까지 가면 홈에서 1경기 더 치르는 것이 3위팀의 이점이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제도 도입으로 4위팀이 5위팀과 최소 1경기를 치러야 함에 따라 3위팀이 유리해지는 것은 자명해 보였다. 
그러나 2015년 첫 해에만 3위 두산이 와일드카드에서 5위 SK를 꺾고 올라온 4위 넥센을 3승1패로 눌렀을 뿐, 2016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3년 연속 와일드카드를 거친 4위팀이 3위팀을 준플레이오프에서 업셋을 연출했다. 

지난 2016년 4위 LG는 와일드카드에서 5위 KIA와 2차전까지 혈전을 치르면서 힘겹게 준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3위 넥센을 3승1패로 넘어섰다. 2017년에도 4위 NC가 와일드카드에서 5위 SK를 1경기로 제압한 다음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롯데 상대로 5차전 접전 끝에 3승2패로 승리한 바 있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4위 넥센이 와일드카드에서 5위 KIA를 1경기 만에 누르고 큰 전력 소모 없이 준플레이오프에 올라왔다. 투타에서 3위 한화를 압도하며 3승1패로 여유 있게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획득했다. 최근 3년 연속 4위팀 승리. 와일드카드 도입 후 4위팀의 플레이오프행 확률은 75%다. 
기본적으로 3~4위 팀들의 전력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와일드카드 도입 전이었던 2012~2014년에도 3년 연속 4위팀이 3위팀을 이겼다. 역대 5전3선승제로 치러진 준플레이오프가 올해 포함 모두 12번 있었는데 그 중 8번을 4위팀이 승리한 것에서 나타나듯 준플레이오프에 3위는 약세를 보였다. 
와일드카드 도입 후에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4위팀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선발을 쓰지 못하는 불리함이 있지만 올해 넥센의 경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큰 경기 긴장감을 떨치고 타자들의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이정후·김혜성 등 가을야구가 처음인 선수들도 와일드카드를 통해 긴장감을 풀어냈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한화와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단기전의 특성상 선수들이 경직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이번 와일드카드 1경기가 우리한테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 넥센 젊은 선수들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펄펄 날았지만 한화는 1차전에서 주루 미스와 결정력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1차전에서 넥센에 한화를 3-2로 잡고 와일드카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최근 3년 연속 4위팀이 3위팀을 1차전에서 잡고 와일드카드에서 탄 좋은 분위기를 쭉 이어갔다. 중요한 1차전에 1선발을 쓰지 못하지만 3~4차전 시리즈 중후반에 1선발을 쓸 수 있어 크게 불리하지 않다. 당초 예상과 달리 3위팀에 특별히 유리할 것 없는 와일드카드가 되어가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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