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0)가 또 한 번 가을 악몽을 겪었다.
포스트시즌(PS)에서는 위력적인 모습이 사라지는 커쇼는 메이저리그 역대 PS 최다 불명예 기록까지 세웠다. 선발로 나와 5실점 이상 허용한 것이 8차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커쇼는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로 등판했으나 4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3-3 동점인 5회 무사 1,2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주자 두 명이 모두 득점하며 5실점이 됐다.

1회부터 2실점하는 등 구위가 별로였다. 선두타자 무키 베츠에 안타, 2루 도루, 적시타로 선취점을 허용했고, J.D. 마르티네스에게 또 적시타를 맞았다. 3회 앤드류 베닌텐디에 안타, J.D. 마르티네스에 2루타를 맞아 1실점했다. 5회 위기에서 강판됐고, 불펜 라이언 매드슨이 기출루자 득점을 모두 허용하면서 실점이 늘어났다. 잔부상 이후 올해 직구 구속이 떨어진 커쇼는 경기 후 "슬라이더가 제구가 안 좋았다"고 말했다.
커쇼는 PS 통산 29경기(선발 23경기)에 등판해 145이닝을 던졌다. 성적은 9승 9패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 중이다. 선발 23경기에서 5실점 이상을 8차례나 허용했다. 정규시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대량 실점이 자주 일어났다. LA 지역 언론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의 빌 플런킷 기자는 "커쇼가 5회도 채우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 개인 통산 8번째 5실점 이상을 허용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기록이다"고 전했다.
커쇼는 밀워키와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도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다. 애틀랜타와 디비전시리즈 2차전 8이닝 무실점,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 7이닝 1실점 호투도 있었지만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만 5실점 이상을 2차례 허용했다.
통산 8번은 커쇼 이름값과는 안 어울린다. 커쇼는 메이저리그 현역 좌완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2.39), WHIP 1위(1.01), 9이닝당 탈삼진 3위(9.77개)로 '지구 최강 사나이'로 꼽힌다.
가을에 부진한 대표적인 투수가 보스턴의 데이빗 프라이스다. 프라이스는 PS 통산 20경기(선발 10경기)에 출장해 85⅔이닝을 던지며 3승 9패 평균자책점 5.04다. 올해 디비전시리즈까지 역대 PS 에서 선발로 등판한 10경기에서 소속팀은 모두 패하는 불명예 기록을 안았다.
11번째 선발 등판에서 프라이스는 승패없이 물러났으나, 팀은 처음으로 승리했다. 이어 지난 19일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 선발로 나와 6이닝 9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개인 첫 PS 선발승을 따냈다. 12번째 도전 끝에 이룬 승리였다. 그런 프라이스도 5실점 이상은 5경기 뿐이다.
한편 보스턴의 좌타자 베닌텐디는 커쇼 상대로 1회 적시타, 3회 좌선상 안타, 5회 좌전 안타 등 3안타를 때렸다. 커쇼가 올 시즌 특정 선수에게 1경기 3안타를 맞은 것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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