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에 이어) 배우 유해진(49)이 결혼에 대한 생각이 있음을 밝혔다.
유해진은 25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을 통해 가정이 있는 가장 연기를 하셨는데 결혼에 대한 생각이 생겼나, 아니면 더 사라졌나”라는 질문을 받고 “저는 외로워서 혼자서는 못 살 거 같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그는 “태수 수현 부부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캐릭터였던 거 같다. 저와 비슷한 세대나 윗세대 부부의 모습 같았다. 어떻게 보면 태수는 정말 못돼 먹었다. 저는 ‘츤데레’ 같은 스타일도 재수가 없는 거 같다(웃음). 제대로 못 해주다가 한 마디 툭 던지는 건 별로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문학에 빠진 가정주부 수현 역은 배우 염정아가 맡아 유해진표 태수와 눈을 뗄 수 없는 연기 대결을 펼쳐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두 사람의 부부싸움이 많은 관객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유해진은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레슬러’ (감독 김대웅) 이후 5개월 만에 영화 ‘완벽한 타인’으로 스크린에 컴백한다. 전작에서 전직 레슬링 선수였던 그가 이번에는 변호사로서 완벽하게 변신한 것이다.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필름몬스터, 공동제작 드라마하우스)은 초등학교 동창 친구들이 오랜만에 만난 커플 모임에서 제한된 시간동안 각자의 휴대전화로 수신된 문자, 카톡, 전화 등을 강제 공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장르의 영화이다.
일명 ‘핸드폰 잠금해제 게임’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사용했는데 누구에게나 생활에 밀착된 핸드폰을 통해 비밀은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 공감을 이끌어 냈다. 또한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 폐인 양성 드라마의 대가로 꼽힌 이재규 감독의 4년만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태수를 연기한 그는 “한 달 내내 똑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음식을 만든다는 것에 고민을 했다. 저희가 한 번은 ‘이런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 ‘잘 나올 거 같지 않아?’라는 얘기를 나눴다. 사이가 안 좋은 관계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얘기다. 우리끼리 사이가 좋았다. ‘잘 될 거 같다’는 얘기를 한 걸 보면 영화가 잘 될 거 같다는 마음이다. 송하윤 배우가 어려서 조금 불편했을 순 있겠지만 나머지 배우들은 다 같은 또래다. 감자탕, 순댓국을 좋아했고 식성도 비슷했다(웃음). 일상 생활에서부터 앙상블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유해진을 비롯한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 등 주연 배우들은 사전준비에 이어 한 달간의 촬영 기간 동안 영화 속 촬영지인 전라도 광주의 맛집을 찾아다니며 친해졌다고 한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영화를 보면 마치 실제 친구인 듯한 절친한 케미스트리를 자랑한다.
유해진은 “인물들이 타이트하게 들어가서 촬영하면서도 관객들이 보기에 좀 벅차지 않을까 싶었다. 그럼에도 제가 좋았던 것은 쉼표가 있다는 거다. 극중 인물들이 지금 당장 하고 있는 얘기에서 벗어난 주제에 금세 몰입하는데, 화제 전환이 빨라 좋다고 느꼈다. 그런 점에서 부담이 줄어들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