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로버츠 감독만 몰랐던 ‘방화범’ 매드슨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10.25 16: 01

라이언 매드슨은 방화범이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만 그걸 몰랐다.
LA 다저스는 25일(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스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개최된 ‘2018시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홈팀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2-4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선수 최초 월드시리즈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4⅔이닝 6피안타 5삼진 1볼넷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매드슨은 다저스가 2-1로 앞선 5회말 2사 만루에서 선발 류현진에게 바통을 물려받았다. 라이언 피어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준 매드슨은 J.D. 마르티네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경기를 시원하게 말아먹었다. 모두 류현진이 허용한 승계주자였기에 매드슨의 자책점은 0이었다. 구원투수가 제대로 불을 질렀다.

재밌는 것은 2차전을 앞두고 인터뷰에 임한 다저스 선수가 바로 매드슨이었다는 점이다. 매드슨은 1차전에서 커쇼의 구원투수로 나와 볼넷과 안타를 맞고 2실점했다.
매드슨은 추운 날씨에 경기를 어떻게 준비하냐고 묻자 “80도(섭씨 26.6도)가 넘는 날씨에서는 경기준비에 전혀 문제가 없다. 여기서는 제대로 준비가 안 되는 것 같다. 내 팔이 기계적으로 확실히 준비가 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빨리 준비를 하지만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답했다.
로버츠 감독이 2차전 승부처에서도 매드슨을 낸 것을 보면 그의 인터뷰를 제대로 듣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 매드슨은 1차전에서 마르티네스를 잡고 “아드레날린이 솟았다”며 좋아했다. 하지만 그는 2차전에서 마르티네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제대로 응징을 당했다. 이래서 사람은 말을 조심해야 한다.
2차전을 앞두고 매드슨은 “마르티네스와 몇 번 마주쳤다. 전혀 편안하지 않은 상대였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바로 나쁜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그를 상대로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 다음에 그를 만나면 몇 가지를 보완할 것”이라고 했다. 몇 시간 뒤 매드슨의 말은 정반대의 결과로 돌아왔다.
2차전 후 로버츠 감독은 “그 상황에서 매드슨이 적합한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누구도 매드슨을 믿지 않았지만 오직 로버츠 감독만은 예외였다. 월드시리즈에서 매드슨은 소방수가 아닌 방화범이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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