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 100분의1"..'도피자들' 이학주x김새벽, 꿈으로 도피한 사람들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8.10.25 14: 46

이학주, 김새벽, 김주헌 등 신선한 얼굴들이 '도피자들'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별관 2층 대본연습실에서는 KBS2 '드라마 스페셜-도피자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유영은 PD를 비롯해 주연 이학주, 김새벽, 김주헌이 참석했다.
'도피자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꿈으로 도피함으로써 현실의 아픔을 잊어보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꿈'이라는 익숙한 듯 흔치 않은 소재에 이학주, 김새벽, 김주헌, 최유화 등 신선한 얼굴들이 캐스팅됐다.

배우들을 캐스팅하게 된 과정에 대해 PD는 "TV에서는 많이 뵙지 못했는데, 단편 영화를 즐겨보면서 알게 됐다. 그래서 익숙한 배우들이었다. 특히 이 드라마 안에서 지욱 같은 경우는 설정적으로 아픔이 많은 캐릭터지만 남성적이고 코믹한 부분이 있긴 바랐는데 잘해줬다. 세영 캐릭터도 초반, 중반, 후반의 느낌이 각각 다르다. 그런 복합적인 감정을 누가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연락을 드리게 됐다. 김주헌 배우는 연극에서 워낙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분이었고, 나의 전작 '너무 한낮의 연애'에서도 함께 작업해서 이번에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도피자들'은 꿈속과 현실을 오가는 독특한 형식의 판타지 드라마라는 특성을, 꿈 장면의 신선한 비주얼과 미장센을 통해 구현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또, 판타지에 한 여자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물이 결합된 복합 장르물로, 치밀한 두뇌 게임이 동반돼 지적 유희를 자극하는 드라마다. 
유영은 PD는 "예고편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꿈이라는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었다. 꿈이라는 소재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소재처럼 느낄 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매일 꿈을 꾸고, 그 꿈에 대한 기억이 흐릿하고, 선명할 때도 있다. 그런 현실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소재를 착안해서 드라마를 만들게 됐다. 여기 나오는 인물들이 아픔이 있고,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꿈으로 도망간 사람들이다. 인물들이 서로를 위로 해주고, 치유를 해주는 과정을 담으려고 했다. 판타지뿐만 아니라 액션, 경쾌한 코미디를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휴머니즘적인 부분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며 작품을 소개했다.
"색감과 소품이 감각적이다. 꿈과 현실을 연출할 때 차이점을 어떻게 했나?"라는 질문에 유영은 PD는 "꿈과 현실을 정확하게 분리해야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조명이나 장소를 신경 썼다. 서로 차이점을 느낄 수 있도록 꿈 속에서 컬러감 있는 조명을 썼다. 꿈에서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현실에서는 최대한 꾸미지 않았다. 많은 제작비로 꾸민 판타지물이 아니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미술, 음악 등에서 차이점을 두려고 했다"고 답했다.
'인셉션'이 떠오른다는 의견에 대해 유영은 PD는 "'인셉션'은 거대한 예산의 작품이고, 우리는 100분의1도 안되는 예산의 작품이다. 그것과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세트 구현과 CG는 따라갈 수가 없어서, 대신 카메라 기법과 촬영 기법 등은 큰 예산보다는 아이디어의 문제다. 그래서 촬영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찍었다"고 했다.
이학주는 극 중 전직 형사 지욱을 맡았다. 엄청난 기억력으로 높은 검거율을 자랑하는 에이스 형사였지만, 사랑하는 여자 희주를 잃은 뒤로는 계속 잠만 잔다. 꿈을 통해 희주를 보기 위해서다. 희주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누며, 스스로 몸을 던진 희주에게 묻고 싶은 게 많은 인물이다. 이학주는 최근 영화 '협상', OCN 드라마 '38사기동대' 등에 출연했다.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최유화는 지욱의 연인 희주를 연기했다. 많은 아픔을 갖고 있었으나, 남자친구 지욱 덕분에 삶을 위태롭게 영위해 나갔다. 그러나 결국 지욱에게 의문의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고 물 속에 몸을 던진다.
처음 주연을 맡은 이학주는 "첫 주연이라서 좋았다. 그런데 처음 주연을 맡아서 부담감도 있었다. 짧은 시간 희로애락을 다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새벽은 지욱처럼 사랑하는 이를 보기 위해 꿈 속에 오랜 시간 머물고 있는 여자 세영을 맡았다. 교통 사고로 아들을 잃었고, 꿈을 꿀 때마다 차에 치이는 아들을 본다. 꿈 속에서 아들을 끌어안고 대신 차에 치이지만, 반복되는 패턴을 끝내고 싶어하는 캐릭터다.
김새벽은 "지난해부터 이 드라마를 찍기 전까지 1년 정도 활동을 안해서 현실에서 도피를 했었다. 그러다 PD님한테 연락이 왔다. 내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세영 캐릭터처럼 극복을 해보고 싶었다. PD님을 만났는데 대본이 너무 좋아서, 같이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출연하게 된 이유를 공개했다.
도피를 하고 싶었던 이유를 묻자 "나란 사람이 연기를 하면서 겪는 것들, 나라는 사람과 연기가 맞는지 스스로 혼란스러웠다. 그러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 김새벽은 "처음에는 사람이었고, 나중에는 내가 보고 싶은 게 우선이었다.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중요했다. 필모그래피를 쭉 보면 일기장처럼 그때 내 생각에 꽂혀서 계속 해왔던 것 같다"고 했다.
김주헌은 꿈의 세계를 담당하는 담당자 역할을 맡았다. 현실을 잊고 꿈 속 세계로 도피하는 자들을 관리하는 주체다. 의문의 약들을 통해 사람들의 꿈 속 기억을 지우고, 현실 세계로 튕겨내는 역할을 한다.
김주헌은 "배우가 같은 PD님한테 두 번이나 대본은 받는 건은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 안에서 내가 했던 역할도 갭이 컸다. 난 그것만으로도 좋았고, 감사했다"고 했다. 
단막극의 매력에 대해 김새벽은 "여러 시도를 할 수 있고, 카메라 워킹도 일반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것 같다. 나도 찍으면서 즐거웠다. 그게 드라마에 담긴 것 같다. 10편이 있으면 10편의 주제가 다른 것 같은데, 매주 각기 다른 주제로 골라볼 수 있는 것 같다", 이학주는 "단막극의 매력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미니시리즈는 16부작을 봐야하는데, 단막극은 1시간만 보면 된다. 짧고 굵어서 그만큼 매력이 있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연출자로 느끼는 단막극의 매력에 대해 유영은 PD는 "무조건 실험적인 것을 한다기보다는, 긴 이야기에 적용했을 때 어디까지 대중에게 적용될 수 있을까 마지노선을 체크해보는 경험이 되는 것 같다.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새로움인가?'를 체크해볼 수 있는 것 같다. 단막극 두 작품이 모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단막극이 두고두고 회자되는 경우가 많다. 시청자에게 어떤 평을 듣고 싶냐?"는 질문에 PD는 "소재의 새로움도 중요하지만, 정서를 따라가면서 이해해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다. 워낙 소재가 어렵다. 인물의 감정을 잘 따라가서 꿈과 현실을 오간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 좋겠다. 마지막 엔딩 때 감정을 같이 느끼시면 좋겠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KBS 드라마스페셜 2018'의 일곱 번째 작품 '도피자들'은 오는 26일 오후 10시 방송된다./hsjssu@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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