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1·LA 다저스)이 첫 월드시리즈 등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투구 내용이 아주 좋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전설적인 선수인 존 스몰츠 또한 류현진의 투구에 비교적 좋은 점수를 줬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팬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패전을 안았다. 4회까지는 1실점으로 좋은 흐름을 보여줬으나 5회 2사 후 급격하게 흔들렸다. 2사 후 안타 2개와 볼넷 하나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류현진은 두 번째 투수 매드슨이 승계주자에게 모두 홈을 허용하며 4⅔이닝 4실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아웃카운트 하나에 너무 많은 것이 달라졌다. 만약 5회 2사 후 2S 상황에서 바스케스를 잡았다면 6회도 갈 수 있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그 승부처를 넘기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이를 돌려 말하면 4회까지는 인상적인 피칭을 펼쳤다는 이야기도 된다. 스몰츠 또한 이 대목에 동의했다.

이날 중계의 해설을 맡은 스몰츠는 류현진의 장점을 다양한 레퍼토리로 뽑았다. 스몰츠는 “밀워키에서 무엇이 문제였든(챔피언십시리즈 6차전 언급), 류현진은 패스트볼과 좋은 체인지업, 그리고 좋은 커브볼까지 가지고 있다”면서 “건강하기만 하면 아주 효율적인 투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몰츠는 류현진이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운동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스몰츠는 “류현진은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 더 뛰어난 운동 선수”라면서 제구에 대해서도 호평을 남겼다. 스몰츠는 이날 류현진이 “전체적으로 좋은 느낌으로 던지고 있다”면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내렸다.
다만 2S 이후 승부를 관건으로 봤다. 경기 초반부터 “2S 이후 승부가 중요하다”고 누차 강조한 스몰츠는 “밀워키와의 경기에서 세컨더리 피치가 공략을 당했다. (변화구로) 보스턴 타자들의 눈높이를 흔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완점을 뽑았다.
안타깝게도 류현진은 스몰츠가 제시한 과제를 풀지 못했다. 이날 맞은 대부분의 안타가 유리한 카운트에서 허용한 것이었다. 5회 2사 후 바스케스를 상대로는 2S의 절대적인 유리한 카운트에서 안타를 맞았고, 베닌텐디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볼넷을 내줬다.
류현진은 시리즈가 6차전까지 간다면 다시 한 번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전설의 조언을 결과로 보여줄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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