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만년 유망주들과 작별했다.
한화는 25일 10명의 선수들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1군에서 이름을 알린 선수들 중에는 투수 김혁민(31), 안승민(27)이 있었다. 두 선수 모두 한 때 한화 마운드를 이끌어나갈 유망주로 1군에서도 실적과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끝내 꽃피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한화 관계자는 "김혁민은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서 2년이 지났지만 구위가 올라오지 않았다. 어깨 통증으로 재활군에 오래 머물렀다. 안승민도 (공익근무 포함) 거의 4년을 쉰 영향인지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았다"며 "둘 모두 유망주였지만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밝혔다.

김혁민은 지난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한화에 상위 지명됐다. 한용덕 감독이 투수코치 시절 1군에 발탁한 선수였다. 150km 강속구를 던지는 우완 파이어볼러로 선발, 구원 모두 활용 가능한 것이 장점이었다. 2009·2012년 개인 최다 8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시즌을 마친 뒤 상무 야구단에 입대, 2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왔지만 어깨 관절와순과 손목 부상으로 고생했다. 제대 후 2년간 1군 등판이 없었다. 대부분 시간을 재활군에서 보냈다. 퓨처스리그 등판도 지난해 10경기, 올해 3경기에 그칠 정도로 잊혀졌다.
안승민은 2010년 3라운드 전체 20순위로 한화에 지명될 때만 하더라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입단 첫 해부터 정교한 제구와 배짱 두둑한 투구로 기회를 받았고, 2011년 7승을 올리며 유망주로 자리를 잡았다. 2012년에는 마무리로 보직을 바꿔 16세이브를 올렸다.
그러나 2013년을 끝으로 공익근무요원으로 군입대했고, 2년이 흘러 팀에 복귀했지만 불법도박 파문에 휩싸이며 법정을 오가는 사이 야구에 집중할 수 없었다. 법적 처벌을 받고 자체 징계를 거쳐 올 시즌 그라운드에 왔지만 4년 공백이 컸다. 퓨처스리그 8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0.80에 그쳤다. 구속이 130km대 초중반에 그쳤다.
한화는 2010년대 이후 수년간 젊은 투수 육성에 실패했다. 김혁민과 안승민이 부상과 부진을 이유로 꾸준하게 하락세였지만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이유였다. 하지만 올해 박상원·김민우·김범수·김성훈·박주홍·김진영·김진욱 등 젊은 투수들이 성장 가능성을 보였고, 만년 유망주들과도 과감하게 작별을 했다. /waw@osen.co.kr
[사진] 김혁민-안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