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이 짧은 휴식기를 끝내고 재개된다.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SK와 넥센은 1·2차전 선발을 확정짓고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정규시즌 2위인 SK와 준플레이오프 승자인 넥센은 27일부터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 일정에 돌입한다. 2위 SK가 충분한 휴식을 취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넥센은 정규시즌에서 SK를 상대로 9승7패로 우세한 전적을 냈다. 준플레이오프를 4차전에서 끝내 체력적인 부분도 아직은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전문가들도 박빙의 승부를 내다보고 있다.
단기전은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정규시즌처럼 16경기를 치른다면 전력대로 승패가 결정될 확률이 높지만, 최대 5경기로 끝나는 단기전은 또 다르다. 1·2차전 선발들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SK가 원하는 성과를 얻으면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승리 기세를 꺾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대로 넥센이 최소 1승이라도 가져가면 시리즈 향방이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과 장정석 넥센 감독은 미디어데이 전 1차전 선발을 공개했다. 미디어데이까지 선발을 숨기는 사령탑들도 많지만, 미디어 프랜들리 성향인 두 감독은 그러지 않았다. 어차피 순서만 문제일 뿐, 선발로 예상되는 선수들의 전력 분석은 서로 끝난 상황이다. 숨길 이유가 별로 없다는 생각이다.
SK는 김광현이 1차전 선발로 나간다. 몸 상태에 변수만 없다면 메릴 켈리가 2차전 선발로 출격한다. 힐만 감독이 25일 이를 공식화하기는 했으나 내정 시기는 더 빨랐다. 실제 21일 첫 구단 자체 연습경기에서 김광현이 선발로 나갔고, 22일 두 번째 경기에서 켈리가 선발 등판을 마치면서 이 순번이 일부에 공개되기도 했다.
1차전 선발은 4차전이나 5차전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여전히 관리 단계인 김광현은 4차전 출격이 쉽지 않다. 힐만 감독도 "불펜 대기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때문에 후반기 페이스가 좋았던 켈리의 1차전 선발 등판을 점치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통산 두 번의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부진했던 켈리 대신, 결국 김광현을 1선발로 낙점했다.
김광현은 SK를 대표하는 빅게임 피처다. 포스트시즌 통산 14경기에서 4승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36의 호성적을 냈다. 한편으로는 올해 잠실에서 가진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기억이 좋았다.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내다본 포석일 수 있다.
넥센은 1차전에 제이크 브리검, 2차전에 에릭 해커가 선발 대기한다. 3차전부터 나설 국내 선발투수들이 약하다는 점에서 두 선수가 반드시 제 몫을 해야 한다. 순번상으로는 해커가 먼저였지만, 포스트시즌 일정을 돌입할 당시부터 브리검을 1차전 선발로 생각했고 그에 맞춰 준비했다는 게 넥센의 설명이다.
팀이 가진 최고 자원인 브리검을 최대한 많이 쓰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여차하면 4차전에는 불펜으로도 나설 수 있다. 올 시즌 SK전 상대 전적도 나쁘지 않았다. 2경기에서 15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3.60, 피안타율 2할3푼을 기록했다. SK 타자들의 삼진율이 높았다. 해커가 올 시즌 SK를 상대로는 부진(2경기 평균자책점 8.68)했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김광현(왼쪽)-브리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