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연인으로서 김의성은 꽤 괜찮은 남자였다.
25일 방송된 tvN '인생술집'에서 김의성은 영화 '창궐' 홍보차 정만식, 이선빈과 동반출연했다. 사실 그는 편하게 술 먹으러 왔다며 영화 홍보는 이선빈에게 넘겼다. 대신 그는 인간 김의성, 배우 김의성, 남자 친구 김의성의 매력을 발산했다.
시작은 지난달 30일 종영한 tvN '미스터션샤인'이었다. 이 작품에서 김의성은 매국노 이완익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역대급 악역이란 찬사와 악플을 동시에 받으며 다시 한번 미친 연기력을 입증했다.

그럼에도 김의성은 "저런 역은 잘한다고 하게 돼 있다. 독특한 비주얼에 절뚝거리면서 함경도 사투리도 쓰고 일본어까지 하는 무기가 많은 캐릭터였다. 내가 하는 노력에 비해서 연기 효과가 크다. 배우로선 행운이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특히 그는 자신은 비겁하다고 털어놨다. "배우로 일하다가 내가 연기를 못한다는 생각에 비겁하게 도망갔다. 베트남에서 8년간 드라마 제작자로 있었다. 제작은 잘했는데 사업은 못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잠깐 귀국했는데 아버지가 암 투병하셔서 6개월 뒤에 돌아가셨다. 전날 아버지가 '재밌게 살아라'고 유언을 남기셨다. 장례식장에서 그 얘기를 계속 생각했다. 3일장 끝날 때쯤 다시 연기를 해야겠다 싶더라"고 털어놨다.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 그의 첫 주연작. 송강호를 섭외한 일등공신이란 말에 김의성은 "나는 영광이었다. 대배우를 내가 초대했으니. 내가 아니어도 잘됐을 배우다. 그의 필모그래피에 내가 껴 있는 게 영광"이라며 미소 지었다.

김의성은 '첫 번째 나쁜 말을 두 번째 나쁜 말로 받지 말자'는 연애대작 문구를 적었다. "홧김에 던지는 극단적인 말들과 그걸 받아치게 되면 결국 싸우게 되더라. 반복되는 싸움은 굳이 싸울 이유가 없다"고 조언하기도.
실제로 김의성은 7년째 연애 중이다. 그는 "연애 초반인 1년까지는 맞춰가느라 다투기도 했는데 그 뒤로는 거의 없다"며 "가만히 있다가 나가서 같이 술 먹고 편하게 지낸다.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편"이라고 쿨하게 밝혔다.
무엇보다 김의성은 설리, 고아성 등 젊은 여배우들과 나이와 경력에 상관없이 친구로 지내 화제를 모았던 바다. 이선빈과 정만식은 "김의성은 더 어린 친구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말한 사람의 의견을 뒤엎는 게 아니라 인정하고 이해한다"고 치켜세웠다.
김의성은 그동안 악역 이미지가 큰 배우였다. 하지만 '인생술집'을 통해 그의 인간미가 안방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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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생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