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1차적으로 선수단 정리를 단행했다. 진짜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규시즌 3위로 10년 암흑기를 끝낸 한화. 5일간 짧은 준플레이오프를 끝으로 기적 같은 시즌을 마쳤다. 기대 승률 8위에서 3위로 반전 드라마를 썼지만 냉정하게 볼 때 전력 이상 성적이었다. 팀 내부적으로 리빌딩과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 더 이상은 늦출 수 없는 숙제다.
지난 25일 10명의 선수들에게 내년 시즌 재계약 포기 의사를 전한 것은 선수단 재편의 신호탄이다. 이날 한화는 투수 김혁민·안승민·강승현·김지훈·이주형, 포수 오흥진, 내야수 김강래·김명서, 외야수 송주호·채기영에게 방출 통보를 했다. 김혁민·안승민 등 과거 1군 투수들도 정리했다.

이에 앞서 시즌 중에도 투수 심수창·정재원·이동걸, 외야수 장민석을 웨이버 공시한 바 있다. 여성 폭행 문제로 임의탈퇴도 말소되며 퇴출된 포수 엄태용까지 총 15명의 선수들을 정리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는 11월말 보류선수명단 제출 전까지 한화의 추가 선수단 정리 작업은 계속될 예정이다.
칼끝은 역시 베테랑 선수들을 향한다. 이번 1차 방출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내년 전력에서 배제된 복수의 베테랑들이 있다. 구단에선 선수 예우를 위한 제안도 했지만, 선수들이 현역 연장 의지를 보이고 있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11월까지 협의한 뒤 좋은 모양새로 마무리할 방안을 찾고 있다.
올해 기대이상 성적을 낸 한화이지만 냉정하게 윈나우가 아니라 리빌딩 팀이란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수년간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고, 젊은 선수 자원이 부족해 육성에도 한계가 있었다. 올 시즌 투타에서 유망주들이 두각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다른 팀들에 비해서는 젊은 선수 비중이 낮다.
같은 기량이면 베테랑보다 앞으로 팀을 이끌어갈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게 구단 원칙. FA 계약에 있어 내부 선수들에게도 거액을 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화에선 송광민(35) 이용규(33) 최진행(33) 등 베테랑 선수들이 FA로 풀린다. 리빌딩 정책에 따라 내부 FA 협상도 진통이 예상된다.
나아가 올 시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베테랑 선수들도 연봉 협상에서 칼바람이 예고된다. 3위로 호성적을 냈지만 구단 내부적으로는 선수단 재편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따뜻한 겨울보다 찬바람 부는 겨울이 예상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