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25세 이하 37명 방출, 제2의 서건창은 있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26 06: 15

KBO리그 가을 잔치가 무르익어가고 있지만, 탈락 팀들 사이에선 칼바람이 불고 있다. 우승팀 두산을 제외한 9개 팀들이 10월이 가기도 전에 1차적으로 방출 명단을 일괄 발표했다. 임창용·장원삼·김진우·조정훈·최준석 등 스타 선수들의 방출 소식들이 뉴스란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들 사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저연차, 저연봉 선수들의 이름은 스쳐 지나가듯 흘러간다. 지난 25일까지 공식 발표된 방출 선수 중 37명이 25세 이하 젊은 선수들이다. 입단 1년차 신인 선수도 7명 있고, 2년차 선수들도 9명이나 된다. 사실상 프로에 발을 내딛자마자 정리 해고를 당한 것이다. 
냉정한 세상이다. 프로 세계는 더욱 그렇다. 매년 신인 선수부터 군보류 선수까지, 새롭게 들어오는 선수가 최소 10명 이상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 선수 중에서 누군가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노장 선수들이 정리 대상 1순위이지만,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한 어린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선수단 정리 작업을 하고 통보를 하는 구단 관계자들도 1군에서 활약한 선수들보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선수들에게 방출을 알릴 때를 힘겨워한다. 재계약 포기 의사가 어떤 의미인 줄 모르고 되물어보는 선수들도 더러 있다. 그만큼 어린 선수들의 현실 감각이 떨어진다. 
하지만 어린 나이는 또 다른 기회를 찾을 때 매력이 될 수 있다. 어린 나이에 방출 설움을 겪고도 재기에 성공한 선수들이 좋은 표본이다. 
서건창(넥센)이 대표적이다. 지난 2008년 LG 육성선수로 프로에 첫 발을 내딛은 서건창은 시즌 중 정식선수로 전환됐다. 7월23일 잠실 히어로즈전에서 8회 대타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송신영에게 삼진을 당할 때가 서건창에겐 LG에서 시작이자 마지막 1군 경기 순간이었다. 
시즌 종료 후 서건창은 방출 통보를 받았다. 만 19세 어린 나이에 청천벽락 같은 소식이었다. 그 이후 한화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으나 불합격 처리된 뒤 현역으로 군입대했다. 군복무를 마친 뒤 2011년 말 강진에서 넥센 트라이아웃에 참가해서 기회를 잡았다. 2012년 신인왕, 2014년 MVP로 성장했다. 
최형우(KIA)도 지난 2002년 삼성에 포수로 입단했지만, 4시즌이 지난 뒤 2005년을 끝으로 방출됐다. 그의 나이 만 22세 때였다. 하지만 때마침 창단한 경찰야구단에 입대,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꿔 방망이를 살렸다. 2007년 말 삼성의 부름을 받아 복귀한 뒤 4번타자로 승승장구, KBO리그 최초 FA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외에도 만 25세에 현대에서 방출돼 두산에서 국가대표로 성장한 이종욱(NC 코치), 2005년 넥센과 2010년 각각 SK와 넥센에서 두 번이나 방출된 뒤 신생팀 NC에서 자리 잡은 김진성(NC), 만 23세에 LG에서 버림을 받았으나 NC에서 잠재력을 꽃피운 원종현(NC) 등도 어린 나이에 방출 시련을 딛고 성공한 선수들이다. 올 가을 방출된 젊은 선수들에겐 이들이 좋은 희망이다. /waw@osen.co.kr
[사진] LG 시절 서건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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