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염정아(47)가 지난해 여름 개봉한 미스터리 스릴러 ‘장산범’(감독 허정) 이후 1년 2개월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이번에도 평범한 가정주부이긴 하지만 문학을 좋아하는 소녀감성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띤다.
염정아가 주연을 맡은 신작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필름몬스터 드라마하우스)은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오랜만에 부부 동반 모임을 열고, 저녁 식사 자리에서 휴대폰 잠금해제 게임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각자의 휴대전화로 수신된 문자, 카카오톡, 전화 등을 강제 공개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웃픈’(웃기고 슬픈) 상황을 연출한다. 치밀한 구성으로 그려낸 ‘완벽한 타인’의 코미디를 통해 인간의 본성, 그들이 가진 비밀에 대해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다.
염정아는 26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너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라며 “한 장면이 길어서 중간에 NG가 나면 처음부터 다시 찍어서 힘들기도 했다. 이게 이렇게까지 힘들구나 싶었다(웃음). 아침에 가서 리허설을 하고 나면 힘이 완전히 풀리는데 그 에너지를 하루의 촬영이 끝날 때까지 갖고 있어야 했다. 제 분량 이외에도 다른 사람의 분량까지 챙겨줘야 했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염정아는 “그래도 (야외 촬영이 아닌)세트 안에서 하는 촬영이라 힘들진 않았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한 달 동안) 배우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모두가 프로들이라 시나리오로 봤을 때 빈 공간이 생길 것 같았지만 그들이 다 채웠다”라고 배우들의 연기력을 칭찬했다. 그녀는 이 영화에서 변호사 태수(유해진 분)와의 사이에서 세 자녀를 둔 엄마 수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완벽한 타인’은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스’(감독 파올로 제노베제)를 리메이크 했는데, 우리나라의 문화와 특색을 반영해 완전히 결이 다른 영화로 재탄생했다. 영화 ‘역린’ ‘인플루언스’,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 드라마의 대가로 손꼽힌 이재규 감독의 4년만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기 충분하다.
염정아는 “(주연배우) 두 세 명만 모여도 힘들 수 있는 촬영인데, 이렇게 여러 명의 배우들이 모여도 좋은 분위기 속에 촬영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며 “촬영 후엔 모두가 힘들어서 분장실에서 다들 곯아떨어지기도 했다(웃음)”고 말했다.
염정아는 카메오로 출연한 배우 라미란과 동네 절친으로 분했다. “촬영 할 때는 라미란과 얼굴도 못 봤다(웃음). 동네 친구 역할이지만 얼굴도 못 봤다. 대본에 나온 대로 각각 따로 찍었다”고 귀띔했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