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에 이어) 배우 염정아(47)가 지난해 여름 개봉한 미스터리 스릴러 ‘장산범’(감독 허정) 이후 1년 2개월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이번에도 평범한 가정주부이긴 하지만 문학을 좋아하는 소녀감성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띤다.
염정아가 주연을 맡은 신작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필름몬스터 드라마하우스)은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오랜만에 부부 동반 모임을 열고, 저녁 식사 자리에서 휴대폰 잠금해제 게임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각자의 휴대전화로 수신된 문자, 카카오톡, 전화 등을 강제 공개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웃픈’(웃기고 슬픈) 상황을 연출한다. 치밀한 구성으로 그려낸 ‘완벽한 타인’의 코미디를 통해 인간의 본성, 그들이 가진 비밀에 대해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다.

염정아는 26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금은 남편의 핸드폰에 관심도 없지만 신혼 때는 달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신혼 때는 남편의 휴대폰을 몰래 훔쳐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 본다. 예전에는 궁금했는데 지금은 더 이상 보지 않는다. 또 남편과 제가 서로의 잠금 해체 패턴을 알고 있다. 아이들 휴대전화의 패턴 해제방식도 알고 있어서 서로 비밀은 없는 거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결혼하고 일을 쉬면서 육아만 할 땐 답답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너무 바쁜데, 정작 나를 위해서 하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도 전 너무 바빴다. 당시 육아 스트레스가 있었다. 너무 반복된 생활만 하니까 에너지가 달린다는 생각을 했다. 단순히 마사지를 받고 운동을 하는 것 말고, (인간)염정아로서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라고 전했다.
그녀는 이 영화에서 변호사 태수(유해진 분)와의 사이에서 세 자녀를 둔 현모양처 수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수현은 남편과 시어머니의 말에 고분고분하는데, 시 수업을 통해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염정아는 그러면서 “(육아 후)다시 연기 활동을 하면서 너무 행복하고 좋다. 밖에 나와서 제가 더 활짝 웃고 있는 거 같아서 남편에게 미안하기도 하다(웃음). 전업주부들이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것에 크게 공감한다”라고 밝혔다.
염정아는 “수현이라는 여자가 답답할 수도 있다. 근데 분명 주변에 있는 사람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결혼 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 또래 부부들 중에서는 수현 같은 아내가 있다”며 “저도 남편에게 엄청 맞춰주는 스타일이다. 신혼 때보다 더 말을 조심하고, 서로 선을 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어느 순간 되게 조심하게 되는 거 같다”고 밝혔다./ purplish@osen.co.kr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