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기 호흡"..'군산' 박해일♥문소리, 동상이몽 반전 로맨스(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10.26 19: 29

 연기파 배우 박해일과 문소리가 영화 ‘군산’이라는 작품으로 만났다. 많은 작품을 해온 배우들이기에 한 번쯤 연기 호흡을 맞췄을 법하지만 이번 영화가 두 배우가 만난 첫 작품이라고 한다.
그 어떤 배우들보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들이기에 연기 합은 기대 이상. 유머러스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이 담긴 ‘군산’은 박해일과 문소리의 반전 로맨스가 돋보인다.
26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영화 ‘군산:거위를 노래하다’(감독 장률, 제작 률필름, 공동제작 백그림, 배급 ㈜트리플픽쳐스)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돼 주연배우 박해일과 문소리, 연출자 장률 감독이 참석했다.

장률 감독은 이날 “군산은 일제시대, 식민지 시대의 건물들이 아직 남아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그 흔적들이 정서적으로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거 같아서 흥미롭게 생각했다”며 “그 느낌이 너무 부드럽고 흥미로웠다. 문소리 배우의 아름다움과 부드러움이 군산과 잘 어울릴 거 같아서 한 번 찍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송현 역할을 맡은 문소리는 “송현은 상처가 있는 사람이다. (사랑을)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하고픈 마음이 있는 인물이라 군산까지 여행을 가고픈 마음이 있다. 저도 (시나리오를 보고)문득 군산으로 동행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문소리는 “영화에 나오진 않지만 감독님과 송현의 직업이 무엇인지, 그녀에게 어떤 사연이 숨어있을지 얘기를 나누며 촬영했다”고 과정을 전했다. 문소리는 또 “군산은 안 가본 줄 알았는데 영화 ‘박하사탕’을 군산에서 찍었던 게 떠올랐다. 당시 (신인이라)너무도 떨리는 마음으로 군산에 내려갔었는데, 영화를 잘 모르니까, 그땐 첫 촬영을 앞두고 너무 무서웠다. 군산에 가면서 당시의 무서웠던 기억을 떠올렸는데 이번에 다시 가보니 소박하지만 재미난 곳이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재미있는 것들이 섞여 있는 도시였다”라고 떠올렸다.
문소리는 장률 감독에 대해 “감독님이 정말 특별한 눈을 가졌다. 영화에서 비주얼리스트라고 하면 화려한 영상미를 떠올리실텐데, 장 감독님은 그렇다기보다, 우리가 보지 않았던 장소를 찍으시면 ‘여기가 이렇게 아름다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화면에 담아내는 본인만의 특별한 눈을 갖고 계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고 했다.
장률 감독은 군산의 부드러운 정취 속에서 함께할 배우로 박해일을 떠올렸다고 한다. 윤영 역을 맡은 박해일은 “윤영은 시를 써보려 했다가 손을 놓고, 특별하게 하는 일이 없는 사람인데 (송현을) 우연히 만나고 같이 군산에 가자고 제안하면서 그곳에서의 기억을 더듬는 여정에 대한 이야기”라며 “제가 편안하게 연기를 해야 관객들께서도 부담 없이 받아들여 주실 거 같아서 부담 없이 연기를 했다”고 자신만의 연기 방향성을 전했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는 오랜 지인이던 남녀가 갑자기 함께 떠난 군산 여행에서 맞닥뜨리는 인물들과 소소한 사건들을 통해 남녀 감정의 미묘한 드라마를 세밀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송현 역을 맡은 문소리, 윤영 역을 맡은 박해일이 썸과 로맨스를 넘나드는 인물의 변덕스러운 마음을 유쾌하게 표현했다. 두 배우들의 농익은 감정과 리액션의 진수를 ‘군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두 사람은 데뷔 후 처음으로 같은 작품에서 연기 호흡을 맞췄다. 문소리는 “박해일과 처음으로 만났다고 하면 ‘둘이 예전에 뭐 하지 않았느냐’고 묻더라. 많은 분들이 저희가 다른 작품을 많이 했었던 거 같다고 하신다. 물론 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같이 작품을 한 적은 없었다. 사석에서 만나면 ‘언제 한 번 작품에서 만날까?’ 그런 얘기들을 나눴었는데, 이번에 같이 하게 됐다. 저로선 굉장히 기다렸던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해일과 의도하거나, 설명할 것도 없이 의도한 대로 잘 나온 거 같아서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률 감독이 한국에서 6번째로 만든 장편영화이자, 11번째 작품이다. 새로운 10년의 첫 시작인 11번째 작품은 한층 더 유연해진 시네아스트 장률의 미학적 성취와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의 구성이 백미.
박해일도 선배 문소리에게 고마운 마음을 밝혔다. “제가 문소리 선배님을 ‘박하사탕’을 할 때쯤 뵀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단아하고 청초하셨다. ‘언제 한 번 같은 작품을 하자’고 했었는데, 장률 감독님의 영화로 하게 돼 기쁘다”며 “이 작품이 문소리 선배님과의 첫 걸음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박해일은 “군산이라는 공간에서 기운을 만들어나갔는데, 문소리 선배님과 호흡을 맞출 때나 곁에서나 촬영하는 것을 지켜볼 때나 즐겁고 유익한 촬영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군산:거위를 노래하다’는 이달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 평단과 관객들을 만났다. 담백하고 군더더기 없는 연출과 연기 덕분에 독보적인 작품이 탄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군산: 거위를 노래해다’는 군산이라는 지역색, 장률 감독의 독보적 시선과 서사 방식으로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개봉은 11월 8일./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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