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가 내일이 없는, 그리고 4연승 스윕을 향한 투수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1패 이상의 충격을 얻었다. 시리즈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경기가 됐다.
보스턴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3차전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8회 접전 끝에 2-3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보스턴은 시리즈 전적 2승1패에 머물렀다.
보스턴은 자비도 없었고, 내일도 없었다. 그리고 시리즈 2승을 선점했다고 해서 여유를 부리지도 않았다. 잡을 수 있는 경기는 확실하게 잡고 가겠다는 알렉스 코라 감독의 의지는 투수 교체에서 드러났다.

3회 2사까지 노히터로 호투하던 선발 릭 포셀로는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작 피더슨에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그리고 5회 2사 1루에서 보스턴 벤치는 포셀로를 내리며 본격적인 불펜전으로 돌입했다. 앞서 홈런을 허용했던 피더슨의 타석이었기에 보스턴 벤치는 일찍 불펜을 가동했다.
이후 보스턴은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⅓이닝)-조 켈리(1이닝)-라이언 브레이저(1이닝)-맷 반스(1이닝)을 나눠막으며 9회까지 왔다. 그 사이 8회초,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의 극적인 동점 솔로포로 1-1 균형을 맞췄다.
여기서 보스턴은 초강수를 던졌다. 경기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25일 2차전 선발 등판해 6이닝 88구 2실점 승리 투수가 됐던 데이빗 프라이스가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프라이스가 3차전을 앞두고 코라 감독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등판할 준비가 됐다"며 투혼의 의지를 밝혔고, 코라 감독은 프라이스를 경기에 내보냈다. 그리고 프라이스는 1피안타 1볼넷을 기록했지만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바통을 마무리 크렉 킴브럴에게 넘겼다.
킴브럴이 1⅓이닝 1볼넷 무실점, 히스 헴브리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다저스 타선을 억제했다. 팽팽한 균형은 깨지지 않았고 등판 가능한 투수는 점점 사라졌다. 보스턴은 또 한 번 강수를 꺼내들었다. 4차전 선발로 예고된 네이선 이오발디가 연장 12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코라 감독의 3연승 의지는 절실했다. 앞선 1,2차전 모두 구원 등판한 뒤 4차전을 대기했던 이오발디가 마운드에 오른 것은 결코 경기를 내줄 수 없다는 의미였다. 이오발디 카드가 먹혀들지 않는다면 자충수였다. 시리즈 흐름마저 뒤바꿀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었다.
이오발디는 12회말을 막아냈고, 타선은 13회초 브록 홀트의 볼넷과 2루 도루, 그리고 에두아르도 누네즈의 내야안타에 이은 실책으로 2-1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오발디는 13회말 실책으로 동점을 헌납했고 2-2가 됐다. 그리고 18회까지 마운드에 올랐고 6이닝 97구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18회말 맥스 먼시에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선발 자원 3명이 등판하는 등 9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오른 것은 월드시리즈 최다 투수 출장 기록이었다(종전 기록은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2017년 LA 다저스). 내일 없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국 패했고, 시리즈의 부정적인 전환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1패 이상의 치명타를 얻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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