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문제가 아니었다. 다저스 타선은 LA에서도 답답했다.
LA 다저스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8시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연장 18회말 터진 맥스 먼시의 끝내기 홈런으로 보스턴 레드삭스를 3-2로 물리쳤다. 보스턴에서 2연패를 당하고 온 다저스는 첫 홈경기서 승리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보스턴에서 열린 1,2차전 다저스 선수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추위였다. 보스턴은 낮 최고기온이 11도에 불과했다. 경기가 열리는 현지시간 밤 8시에는 온도가 3도까지 뚝 떨어졌다. 더구나 바람까지 거세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 떨어졌다. 설상가상 1차전은 경기시작 한 시간 전까지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다저스 선수들은 제대로 몸도 풀지 못하고 경기를 치러야했다.

보스턴 1선발 크리스 세일은 “우리 선수들은 보스턴 추위에 익숙하다. 아마 처음 온 다저스 투수들이 애를 먹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관중석에 있는 팬들도 추운 날씨가 익숙하다는 듯 담요 등 각종 방한기구를 마련해서 왔다.
선발 커쇼에 이어 등판해 2실점한 구원투수 라이언 매드슨은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실점한 후에야 몸이 풀렸다. 정신적으로는 준비됐다고 생각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매드슨은 2차전 류현진에 이어 또 등판했고, 승계주자 세 명을 모두 불러들여 역적이 됐다.
3차전이 열린 로스앤젤레스의 날씨는 전혀 달랐다.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느낌이었다. 낮 최고기온이 32도까지 올라가는 더운 날씨였다. 홈으로 돌아온 3차전 선발 워커 뷸러는 “모든 선수들이 홈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낸다. 따뜻한 LA로 돌아와 좋다”면서 웃었다.

경기가 시작된 서부시간 오후 5시 기온은 섭씨 24도로 야구하기에 매우 쾌적한 날씨였다. LA는 기온이 높아도 습도가 낮아 그늘에만 있으면 시원하다. 한국의 가을과 비슷한 조건이다. 5만 명이 넘는 다저스 팬들도 대부분 반팔차림으로 편안한 복장이었다. 다저스 선수들도 익숙한 환경에서 몸을 잘 풀었다.
다저스 타선은 홈에서도 6회까지 4안타에 묶이며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그나마 오랜만에 톱타자로 나선 작 피더슨이 3회말 선제 솔로홈런을 터트려 그나마 체면을 세웠다. 하지만 8회초 켄리 잰슨이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에게 동점 홈런을 맞고 물거품이 됐다.
다저스는 8회말 터너의 안타가 터졌지만 마차도가 후속타를 치지 못해 무용지물이었다. 6안타를 쳤지만 타선의 응집력이 없었다. 9회말 벨린저가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어처구니없는 주루사를 당해 끝내기 기회를 날렸다. 그랜달과 테일러가 연속 볼넷을 얻어 다시 2사 1,2루가 됐다. 하지만 대타 브라이언 도저마저 허무하게 파울팁으로 아웃됐다. 다저스는 유리한 상황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다저스는 10회까지 포스트시즌 득점권 타율이 97타수 18안타, 1할8푼6리에 불과했다. 그만큼 한 방이 터져야 할 때 침묵했다는 소리다.
13회초 실점한 다저스는 13회말 패배 위기였다. 먼시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마차도와 벨린저가 또 해결을 못했다. 이 때 푸이그가 나서 동점타를 때렸다. 푸이그가 아니었다면 다저스가 그대로 3연패를 당하는 순간이었다.
다저스는 무려 18회말 터진 맥스 먼시의 끝내기 홈런으로 7시간이 넘는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홈런이 터지자 5만여 다저스타디움 관중들이 열광했다.
안방에서 치른 첫 경기서 겨우 다저스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다저스가 홈 3연전을 승리로 장식한다면 월드시리즈 우승향방 역시 바뀔 수 있다. 다만 여전히 답답한 타선은 문제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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