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가 연장 18회말 끝내기에 성공한 비결은 다름 아닌 팬들의 한결같은 응원이었다.
LA 다저스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8시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연장 18회말 터진 맥스 먼시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보스턴 레드삭스를 3-2로 물리쳤다. 보스턴에서 2연패를 당하고 온 다저스는 첫 홈경기서 극적으로 승리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다저스는 3회말 터진 작 피더슨의 선제 홈런으로 1-0으로 앞섰다. 8회초 마무리 켄리 잰슨이 조기에 올라오면서 승부가 다저스로 기운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잰슨이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고 말았다.

승부가 연장전으로 넘어갔지만 현지시간은 8시가 조금 넘은 시점이었다. 관중들은 아직 쌩쌩했다. 하지만 오후 5시 10분에 시작한 경기가 자정을 넘어 새벽 12시 30분에 끝날 것이라는 상상은 아무도 하지 못했다. 정규이닝보다 연장전에서 소비한 시간이 더 길었다.
고비는 13회초였다. 13회초 다저스는 폭투와 송구실책으로 한 점을 헌납했다. 그 때 9층의 관중석에 있는 레드삭스 팬인 여성이 엄청난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다. 이 여성은 13회말 다저스가 공격할 때도 보스턴 응원을 계속했다. 화가 난 다저스 팬들이 욕설로 맞대응을 하면서 팬들 간에 큰 충돌사태가 벌어질 뻔했다. 이후 13회말 푸이그의 동점타가 터졌다. 다저스 팬들은 여성팬에게 욕설을 했다. 결국 경호원이 여성팬을 물러나게 하면서 해프닝이 끝났다.
이날 다저스타디움은 5만 3114명이 들어차 매진사례를 이뤘다. 18회 먼시의 결승 홈런이 터졌을 때 현지시간은 자정을 넘겨 새벽 12시 30분이었다. 다저스의 승리가 확정됐을 때까지 자리를 지킨 팬들이 4만 6천 명이 넘었다고 한다. 거의 대부분의 관중들이 시간에 상관없이 다저스를 응원한 셈이다. 다음 날이 출근 걱정이 없는 토요일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원래 다저스는 금요일 경기에서 이기면 성대한 불꽃놀이를 한다. 하지만 이날 경기가 자정을 넘기면서 불꽃놀이는 개최되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엄청난 불만을 쏟아냈을 다저스 팬들이 이날만큼은 승리 자체에 흠뻑 취했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우리 팬들은 정말 놀랍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렇게 멋진 팬들 앞에서 플레이하면서 큰 힘을 얻었다”며 팬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결승 홈런을 친 맥스 먼시는 “정말 믿을 수 없는 팬들이었다. 7시간이 넘은 경기에서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수비를 할 때마다 계속 응원을 해주셨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연장 18회 촬영한 다저스타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