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희열' 아이유가 데뷔 10년을 모두 돌아보며 작사가이자 가수, 또 프로듀서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27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에서는 데뷔 10주년을 맞은 가수 아이유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아이유는 열여섯 신인 시절부터 데뷔 10년을 맞은 순간을 모두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유희열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신인 아이유가 출연했을 당시 '매의 눈'을 언급하며 "신인가수가 나와서 노래하는데 그 분위기가 너무 셌다. 분위기에 압도됐다. 또 집중할 때 항상 그 표정이 나온다"고 말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아이유는 "내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갔었으니 당시엔 너무 감사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데뷔 당시를 회상하며 "쉽게 말하면 나는 징그러웠다. 좋게 말하면 정말 열심히 살았다. 전투력도 최고였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닥치는 대로 다 했다. 내가 스스로 일을 잡곤 했었다. 게임 채널 VJ도 꽤 오래 했고 라디오도 고정 10개씩 했다"고 말했다.
이후 아이유는 '좋은 날'을 통해 메가히트곡을 탄생시키며 스타덤에 올랐다. 아이유는 "처음엔 3단 고음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호흡이 안 돼 부담이 많이 됐다. 요즘 콘서트에서도 이 노래를 마지막으로 하는데, 앞의 3시간 공연이 3단 고음 실패하면 다 물거품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아이유는 22세 때 가장 큰 슬럼프를 겪었다고 밝혔다. 아이유는 "22세 때 첫 슬럼프가 크게 왔었다. 아직도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는데, 무대가 너무 무서웠다. 방송도 카메라도 무서웠다. 주목을 받으니까 땀이 나고 얼굴이 빨개지고 노래를 못하겠더라. 너무 떨려서 신경안정제 먹고 무대를 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아이유는 "원래 나라는 사람이 비해서 너무 좋게 포장이 되더라. 그 때 프로듀싱을 결심했다. 불안하고 근사하게 사느니 초라해도 마음 편히 살아야겠다 생각했다. 그 다음해부터 프로듀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스물 두 살의 아이유가 프로듀서로 변신하는 순간이었다.

실제 아이유는 "프로듀싱 하는 과정이 제일 재밌다. 살짝 인상을 쓰는 표정으로 여러 달을 보내는데, 남들은 '뭐가 안 풀리나보다' 생각할텐데 내적으로는 파티다. 이 안에서 너무 신이 나니까 표정을 짓기조차 바쁘다. 제일 신나는 기간이다"고 밝혔다.
아이유의 창작의 영감 중 하나는 바로 '잠'이다. '밤편지', '무릎' 등 아름다운 노래 모두 불면증에서 기인한 노래다. 아이유는 "'밤편지'도 잠이 안 드는 밤에 누군가가 잘 잤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쓴 노래다. '나는 못자고 있지만 너는 잘 잤으면 좋겠다. 이 마음이 사랑인 것 같다'는 내용이다"고 말했다.
자전적인 이야기가 많이 담긴 노래로는 '스물셋', '팔레트'를 언급했다. 아이유는 "아예 내 나이를 적은 노래인만큼 가장 자전적이다. 발매 당시엔 가사도 도전적이고 도발적이라서 반응이 좋지 않았다. 건방지다는 얘기도 있었다. 새해 1월 1일이 되면 '스물셋'의 순위가 오른다. 스물셋들이 듣는 거다. 가사라는게 한순간 반짝하고 사라지는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시대를 거슬러 공감대를 만들어 가게 되더라. 뿌듯하고 작사를 하길 잘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회사와 의견이 충돌할 때 풀어가는 방법에 대해 아이유는 "회사에서는 크게 반대하진 않는다. 하지만 고착화된 시스템을 벗어나려 하면 걱정을 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예가 '밤편지'였다. 아이유는 "'밤편지' 가이드곡을 듣고 '이건 무조건이야'라고 생각해서 곡 작업을 빨리 했다. 하지만 회사에서 득표수는 현저히 낮았다. 너무 심심하다고 흥행이 안 될것 같다는 평이었다. 하지만 나는 흥행 100%라는 확신이 찼다. 이거는 믿고 따라와달라고 했는데 적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 아이유를 위해 움직이는 약 37여명의 '팀 아이유'다. 아이유는 "'팀 아이유'는 대부분 다 오래 됐다. 내 운이라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참 인복이 좋았다.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모여들고, 그 인연을 잘 유지하는 것 같다. MT도 가고 서로 편지도 써준다"고 밝혔다.
어느덧 아이유는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아이유는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아티스트로 유희열을 꼽으며 "유희열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다. 정말 진지하게 상담해준다. 그 조언이 현실적이라서 좋다. 유희열은 각각 방향에 대한 장단점을 말해주고 결국은 내가 맞다고 해준다. 어떤 경우든지 내 논리가 확실하다면 그건 안전하다고 말해준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유는 "20주년이 되면 막연히 제작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이유의 팔레트' 같은 음악방송을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고 말하며 그 다음 미래를 꿈꿨다. /jeewonjeong@osen.co.kr
[사진] KBS 2TV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