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전력을 모두 소진한 다저스와 보스턴은 어떤 카드를 꺼낼까.
LA 다저스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8시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연장 18회말 터진 맥스 먼시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보스턴 레드삭스를 3-2로 물리쳤다. 보스턴에서 2연패를 당하고 온 다저스는 첫 홈경기서 승리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두 팀은 28일 같은 장소에서 4차전에 돌입한다.
그야말로 한꺼번에 2경기를 치른 전쟁이었다. 연장 18회 7시간 20분의 혈투는 월드시리즈 역사상 최장시간, 최다이닝 승부로 기록됐다. 현지시간 5시 10분에 시작된 경기가 다음 날 새벽 12시 30분에 끝이 났다. 끝내기 홈런을 친 먼시는 기자회견에서 “이제 다들 집에 가세요!”라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남은 시리즈의 관건은 투수력이다. 두 팀 모두 앞으로 써야 할 불펜 및 선발전력까지 모두 3차전에 끌어 당겨썼다. 3차전 양 팀은 모두 투수를 9명씩 투입했다. 다저스는 타석에서 좌타자가 필요하자 대타로 클레이튼 커쇼를 넣기도 했다. 2선발 류현진, 4차전 선발이 유력한 리치 힐을 제외한 모든 전력이 뛰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타격이 더 심한 쪽은 보스턴이다. 다저스는 선발 워커 뷸러가 7이닝 7삼진 2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완벽투를 펼쳐주면서 시간을 벌었다. 불펜투수들이 돌아가며 던졌고, 최대 2이닝을 넘기지 않았다. 3차전 승리 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우리 불펜진은 괜찮다. 내일 또 던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반면 보스턴은 2차전에 선발로 던졌던 데이빗 프라이스까지 9회에 소환했지만 연장전에 돌입하면서 사실상 투수대책이 없었다. 결국 4차전 선발로 내정했던 네이선 이오발디가 연장 13회부터 등판해 6이닝을 소화했다. 그는 6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선전했으나 야시엘 푸이그에게 동점타, 맥스 먼시에게 역전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3경기 내내 등판한 그는 4차전에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양 팀 모두 4차전 선발을 내정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역시 충분히 휴식을 취한 리치 힐이 유력하다. 그는 지난 20일 밀워키와 챔피언십시리즈에 구원등판해 1이닝을 던지고 7일을 쉬었다. 다저스가 커쇼를 4차전에 당겨쓸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보스턴은 문제가 심각하다. 코라 감독은 3차전 패배 후 4차전 선발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누가 나가든 우리 팀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 낙관했다. 코라는 4차전 선발이 ‘좌완’이라는 힌트만 줬다. 그렇다면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가 유력하다. 1차전 선발 크리스 세일이 3일만 쉬고 나올 수도 있지만 위험부담이 크다. 그렇다고 한 달 내내 쓰지 않은 드루 포머란츠를 쓰자니 큰 경기에 내기가 불안하다.
투수진의 양과 체력에서 앞서는 다저스는 시리즈를 뒤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다저스가 불펜의 물량으로 밀어붙인다면 4차전을 비롯해 커쇼가 다시 나올 5차전을 잡아 역전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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