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 그냥 재미있잖아요".
가을이 오니 역시 박정권(37·SK)이다. 박정권이 포스트시즌 사나이 면모를 다시 보여줬다.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 홈런(7개)을 끝내기 스리런으로 장식하며 가을 드라마 신작을 찍었다. 부수입으로 상금 100만원은 덤이다.
박정권은 지난 2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플레이오프 1차전에 7회말 대타로 교체출장, 9회말 넥센 마무리 김상수에게 중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SK의 10-8 승리를 이끈 끝내기 아치. 이 홈런으로 이승엽·홍성흔(이상 6개)을 넘어 플레이오프 역대 개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까지 썼다.

플레이오프 1차전 데일리 MVP도 박정권의 몫. 상금 100만원이 적힌 MVP 판넬을 들고 포토 타임을 가지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익숙했다. 박정권에겐 가을만 되면 치르는 연례행사인데 그동안 부수입이 꽤 짭짤했다. 지금껏 데일리 MVP 4차례, 시리즈 MVP 3차례에 선정된 박정권은 상금 1300만원에 3300만원 상당의 차량까지 부상으로 받았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상금과 부상으로 약 4600만원을 벌어 들였다.
가을 남자 본색을 드러낸 2009년이 그 시작이었다. 두산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회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데일리 MVP를 받았다. 상금 200만원. 그해 플레이오프 5경기 21타수 10안타 타율 4할7푼6리 3홈런 8타점으로 활약하며 프렐이오프 MVP도 수상했다. 상금 300만원 추가.
같은 해 KIA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투런 홈런 포함 4안타 4타점 불방망이를 휘둘러 데일리 MVP를 차지했다. 상금 300만원을 더했다. 2009년 가을 SK는 7차전 접전 끝에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삼켰지만 박정권은 상금으로만 총 800만원을 벌었다.
2010년에는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4경기에서 14타수 5안타 타율 3할5푼7리 1홈런 6타점으로 활약했다. 4경기 내내 데일리 MVP는 받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 전체 MVP를 수상했다. 당시에는 한국시리즈 MVP에게 상금 대신 차량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3300만원 상당의 폭스바겐 골프 TDI였다.
2011년에도 가을 전설은 이어졌다. 롯데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4회 역전 결승 투런포, 6회 쐐기 투런포로 홈런 2방을 터뜨리며 SK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데일리 MVP로 100만원을 받은 데 이어 플레이오프 MVP에도 선정돼 300만원 상금을 추가로 받았다. 하루에 두 번이나 MVP로 뽑혀 상금 400만원을 얻었다.

그로부터 7년의 세월이 흘러 모처럼 박정권이 가을에 MVP와 상금을 거머쥐었다. "가을야구는 재미있다. 야구장에 나와 있는 자체가 너무 좋다. 시즌 때와 다른 경기장 분위기, 응원, 함성이 재미있다"는 박정권의 말이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 가을에 야구 잘하면 상금도 많이 받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즐거울 수 없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