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가을은 박정권(37·SK)의 계절이었다.
박정권은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포스트시즌'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9회말 끝내기 홈런을 날리며 팀의 10-8 승리를 이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 타율 3할1푼9리 9홈런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가을 남자'라는 별명을 안게된 박정권은 이날 역시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때려냈다. 올 시즌 14경기 출장에 불과하며 타율 1할7푼2리도 부진했지만, 가을 무대에서 여지없이 빛난 모습이었다.

7회말 선두타자 정의윤 대신 타석에 들어선 박정권은 첫 타석에서는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8-8로 맞선 9회말 1사 1루에 넥센 마무리 투수 김상수의 낮게 들어온 직구(144km)를 공략했고, 타구는 그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포스트시즌 통산 8번째 끝내기 홈런이자 박정권의 10번째 가을 축제 홈런이었다. 아울러, 박정권은 플레이오프 통산 7호 홈런을 기록하며 이승엽과 홍성흔(이상 6홈런)을 제치고 플레이오프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경기를 마친 뒤 박저원은 "1,2루 사이에 공간이 넓어서 주자를 득점권에 놓자는 생각으로 쳤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너무 결과가 나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가을에 강한 이유를 묻자 박정권은 '즐기는 마음'을 강조했다. 그는 "부담없이 하는 것이 좋은 결과가 되는 것 같다. 그냥 야구장이 좋고 재미있다"라며 웃었다.
많은 선수들이 박정권과 같이 '가을 야구'에서 주인공이 되기를 원한다. 단기간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도 있고, 부차적으로 상품도 있다.
가을 야구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박정권은 "단기전이고 중요한 경기다보니 쓸데없는 힘이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즌 때는 자가 진단이 가능한데, 포스트시즌 때는 자기 플레이가 어떤 지 모를 수 있다"고 운을 뗐다.
박정권은 "한템포 쉬는 것이 좋다. 수비할때나 주루플레이할 때 평소보다는 천천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스윙도 평소에 반의 반만 돌려도 자기 스윙이 나온다. 힘 빼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동시에 동료에 대한 믿음도 강조했다. 박정권은 "굳이 자기가 해결하지 않더라도 뒤에서 해준다는 생각으로 나서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 bellstop@osen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