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냄새를 맡은 SK의 베테랑들이 해결사 몫을 톡톡히 했다. 사라지는 듯 했던 가을 DNA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SK는 27일과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1·2차전을 싹쓸이하며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모두 치열하게 진행된 경기였지만, 결정적인 순간 대포가 나왔다. 팀 스타일대로 두 판을 먼저 잡고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겼다.
경험이 중요한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역시 SK의 베테랑들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김강민과 박정권이 중심에 있었다. 27일 1차전에서는 리드오프로 출격한 김강민이 홈런 한 방을 포함해 맹활약했고 박정권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정권은 8-8로 맞선 9회 1사 1루에서 김상수를 두들겨 중월 끝내기 투런포를 날렸다.
28일 경기에서도 두 선수의 활약은 이어졌다. 선발 5번 1루수로 출전한 박정권은 안타는 치지 못했으나 볼넷 두 개를 고르며 상대 선발 에릭 해커를 괴롭혔다. 김강민은 해결사 몫을 했다. 3회 적시타에 이어 5회에는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했다.
여기에 이재원이 힘을 보탰다. 포수로 출전한 이재원은 좋은 리드와 더불어 6회 결정적인 홈런포를 터뜨려 팀의 4-1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1사 1루에서 해커의 커터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으로 중요한 추가점을 만들었다. 이재원은 왕조 시절 출전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엔트리에 들며 가을 분위기를 잘 아는 선수다.
그러자 최정도 보란 듯이 터졌다. 1차전에서도 홈런을 친 최정은 4-1로 앞선 7회 오주원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며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베테랑의 손에서 나온 대포 세 방이 결국 이날 승부를 갈랐다.
반면 넥센의 베테랑 선수들은 비교적 부진했다. 중심타자인 박병호의 침묵이 이어졌고, 타격 부진 끝에 8번까지 타순이 내려간 김민성도 어떠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1번 타자로 출전한 서건창이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분전했으나 중심타선 부진으로 빛이 바랬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