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메릴 켈리의 조기 강판 변수를 딛고 기분 좋게 2연승을 내달렸다. 좌완 김택형(22)을 비롯한 SK 필승조들의 자존심이 그 발판을 만들었다.
SK는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마운드의 호투와 적시에 터진 홈런포를 묶어 4-1로 이겼다. 1차전에서 10-8,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둔 SK는 1·2차전을 모두 잡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을 남겼다.
사실 내용을 살피면 쉽지는 않은 경기였다. 계산이 쉽게 되지 않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선발인 메릴 켈리의 조기 강판이 부른 혼란이었다. 켈리는 4회까지 1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몇 차례 위기를 맞이했으나 대량실점을 막으며 버텼다. 그런데 4회까지 72개의 공을 던진 켈리가 1-1로 맞선 5회 등판하지 않았다. 오른손이 저리는 증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윤희상이 제대로 몸도 풀지 못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1사 1,2루의 위기가 이어졌다. 여기서 SK의 선택은 김택형이었다. 김택형은 지난해 넥센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 팔꿈치 수술 재활을 마치고 올해 후반기 복귀해 1군에 정착했다.
김택형은 SK의 믿음에 부응했다. 김규민을 2구만에 병살타로 요리하고 위기를 정리한 것. 6회에도 선두 샌즈에게 볼넷, 2사 후 유격수 실책으로 2사 1,2루에 몰렸으나 포스트시즌 들어 감이 좋은 임병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포효했다.
김택형의 역투에 힘을 얻은 SK는 5회 김강민의 솔로포, 6회 이재원의 투런포를 묶어 3점을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그러자 SK는 필승조 요원들을 차례대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7회에는 우완 정영일이 나서 삼진 두 개를 솎아내는 등 퍼펙트로 막았다.
최정의 홈런으로 1점을 더 보탠 채 시작한 8회에는 올 시즌 불펜 에이스로 맹활약한 김태훈이 바턴을 이어받아 역시 넥센의 추격을 막아섰다. 김규민과 박병호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역시 삼진 두 개를 잡아냈다.
마무리는 신재웅이었다. 시즌 막판 성적이 좋지 않았으나 힐만 감독은 신재웅에 대한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신재웅도 한결 나은 제구를 선보이며 1이닝을 막고 팀 숭리를 확정이었다.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은 SK 불펜이 호투 릴레이로 값진 승리를 만들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