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부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던 SK의 간판 최정(31)이 2경기 연속 홈런으로 부진에서 벗어났다. 점수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담장 밖으로 날아간 홈런이었다.
최정은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3번 3루수로 출전, 4-1로 앞선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주원을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을 치며 쐐기점을 만들었다. SK는 최정을 비롯, 김강민 이재원(2점)까지 홈런 세 방을 묶어 5-1로 이기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올 시즌 정규시즌에서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최정이었다. 여전히 홈런 개수는 많았지만, 타율이 2할4푼대까지 추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시즌 내내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감이 조금 올라올 때쯤 당한 허벅지 부상도 큰 악재였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규시즌이 끝난 뒤 가진 자체 청백전부터 타이밍이 조금씩 맞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단 관계자들이 기대를 걸 정도였다. 최정도 욕심을 버리고, 오늘만 생각한다는 각오로 포스트시즌에 임했다. 그 결과는 긍정적인 부분이 많은 홈런 두 방이었다.
SK의 기세를 살린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홈런이지만, SK 타선의 중심인 최정이 깨어났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 두 방이었다. 결국 SK는 최정과 제이미 로맥 등 중심타자들이 해줘야 하는 팀이다. 최정이 살자 타선에 숨통이 생겼다. 최정이 이 감을 계속 이어나간다면, SK의 포스트시즌 전망도 크게 밝아진다.
최정은 타격감이 좋아졌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웃으면서 "홈런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안는다. 한 경기에 하나씩만 친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 경기에서 하나라도 이렇게 중요한 순간 뭔가가 터진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한 공헌이 될 수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