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전쟁터" 'SBS스페셜' 아이돌의 '이면세계' [어저께TV]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18.10.29 06: 57

0.1%의 성공신화를 위해 여전히 꿈을 쫓으며 아이돌 세상은 소리없는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28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 'SBS 스페셜'에서는 무대 뒤에서 말하는 아이돌 이야기가 그려졌다.
먼저, 데뷔 16일차였던 때의 방탄소년단 신인 모습이 그려졌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이름을 홍보하기 위해 이름표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지민은 "이름표 없이도 알 수 있게 그때까지 입을 것"이라면서 풋풋한 모습을 보였다. 5년 후 글로벌 아이돌이 된 방탄소년단 모습이 그려졌다. 이렇게 성공과 실패를 예측할 수 없는 세상, 수많은 아이들이 꿈꾸는 매력적인 아이돌 세상에 대해 알아봤다. 

아이돌의 삶은 화려함과 어둠이 동시에 보이는, 핑크빛 성공과 불안한 미래가 공존하는 세상이었다.  
안무가 배윤경은 "화려해보이지만 굉장히 힘들다, 데뷔도 못하고 무너지는 팀들 많다"고 말했다.  
무대 위 화려함에 가려 무대를 내려온 선배들이 말하는 아이돌의 진짜 세상에 대해서 인터뷰를 했다. 먼저, H.O.T. 토니안은 "사회생활을 잘 모랐던 시기, 경험도 없었고 너무 어린나이에 빨리 사회생활 어려웠다"고 했고, 천둥은 "무대는 달 같다. 밝아보이지만 달에 상처가 많듯이, 무대에는 아래란 곳도 있다"고 했다. 
이렇듯, 눈부신 조명이 꺼진 무대 뒤 모습을 파헤쳤다. 달샤벳 수빈이 인터뷰했다. 대중교통을 편하게 타고다니는 수빈은 "지금은 그냥 너무 좋다"면서 스물 다섯살이 되어서야, 경험하는 평범한 일상을 즐겼다. 이후 아이돌이란 이름을 내려놓고 계약종료 후 만감이 교차했다고 했다. 수빈은 "뭔가 슬픈데 잘했다고 대견해하는 기분이 좋았다"면서 "무의식적으로 이 끝을 그리기는 했다"고 했다. 아이돌 이후의 삶 준비도 하루에 백번은 생각했다고. 수빈은 "대중이 저를 생각해주는 것과 진짜 내 모습은 달랐다"면서 "항상 밝은 부분을 보여주지만 실제로 보여드리고 싶은 부분은 달라 차이가 컸다"고 속내를 전했다. 
아이돌이란 이름을 내려놓고 새 삶을 시작하고 스물아홉이 된 엠블렉 전멤버 천둥 모습도 그려졌다. 최근 계약사와 끝나고 매니저없이 혼자 생활한다는 그는 "행복지수는 지금이 더 높다"고 했다. 하지만 5년간 활동했던 엠블랙에서 탈퇴하고 솔로활동을 결심한 후, 홀로서기가 두려웠다고 했다. 천둥은 온전한 혼자가 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단순히 음악의 색을 갖기 위해서는 아니었다"면서 아이돌이란 이름을 내려놓은 뒤 혼자 할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했다. 인터넷에서 무언가 주문하려해도 계좌이체나 혼자 여행 티켓팅도 생소했다고. 아이돌 때는 모든 것이 다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에 혼자 할수 있다는 것이 없었다고 했다. 
이는 에프터스쿨 정아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은행 일도 어떻게 보는지 모를 정도로 혼자 할수 있는게 없더라고. 끝이 정해진 아이돌이란 직업에 대해 그 끝은 먹먹함이 남았다고 했다. 카라의 허영지 역시, 인생을 쏟아부어 이뤄낸 영광의 시간들을 보낸 후, 이제는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했다. 허영지는 "정리가 되겠구나 느껴졌다, 두렵다기보다 어떻게 해야될지 고민했다"면서 2016년 카라 활동 중단 후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폭식증에도 걸렸다고 했다.허영지는 "먹어도 배가 안 찼다, 어떻게 풀어야할지 몰랐다"면서 
"사회생활 하다보면, 저 하나면 괜찮다고 하면 모두가 편해지는 걸 자연스럽게 느껴졌다"면서 성숙한 모습도 보였다.  
허영지는 그럼에도 아이돌이 되기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던 지난 과거에 대해선 후회가 없다고 했다.
다시 태어나도 아이돌을 할건지 묻자 허영지는 "한다면 못할 건 없을 것 같다"면서 다소 애매한 대답을 했다. 허영지는 "아이돌은 되고 싶지만 빨리 사회생활을 시작할 필요가 있나, 하고는 싶은데 똑같은 길을 걸으까봐 그게 무섭다"면서도 "힘들었던 것 보다 행복한 기억이 많다"고 했다. 많은 것들을 포기했기에 오를 수 있던 믿음이 있었다고. 
에프터 스쿨의 리지도 "힘들지만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박수를 받을 때 그 짜릿함은 말로 표현이 안 된다"고 했다. 시야 멤버 남규리도 "사랑받는 맛은 약간 중독과 같은 느낌, 내가 사랑받는 느낌"이라면서 "잠깐은 정신없이 행복하지만 길어봤자 5년"이라면서 한번 맛보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무대의 맛을 알지만 그 이후에 불안감을 전했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원포유'란 그룹이 그려렸다. 또래 친구들과는연락할 수단도, 시간도 없다고.꿈에 한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 또래 아이들과 다른 삶과는 두발짝 멀어진 아이들 모습이었다. 원포유 멤버는 "열심히 하지만 누구나 열심히 한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무엇을 해야할지 마음을 갖는 지금 이 자체가 불편하고 힘들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아이돌로 행복했던 순간을 묻자, 모두가 "무대 위 3분 3초가 너무 행복했다"면서 주목해주는 시선 부터 무대 위 짜릿함을 언급했다. 무대 위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탑 아이돌부터 신인그룹까지, 아이돌로 살며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무대위에 섰던 순간이라고 꼽았다. 치열한 아이돌시장에서 무대 뒤 흑과백이 그려진 현, 적직 아이돌들의 솔직한 이야기였다.  
게다가 다시 태어나도 아이돌을 할 거냐는 질문에 대부분은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더 잘될까 안될까 기준을 떠나 좋아하는 걸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천둥은 "힘든일도 많지만 정말 좋은 추억이었다, 이거랑 맞바꿀 수 있는 추억이 없을 것"이라 했고, 토니안은 "내가 하고싶은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을 출수 있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그 자체"라면서 아이돌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는 "아이돌 삶은 마라톤, 조급해하지 않길, 포기하지마라"면서 "언젠가 기회는 찾아온다, 꼭 1등 안어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있다"고 조언했다.  
스텔라 지영은 "자기 자신을 항상 먼저 생각해라, 다른 세상도 넓게 바라보고 살길 바란다"고 했고, 남규리는 "유명해지는 건 굉장히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 유명해지는 대신 내가 감당해야할 일 훨씬 많아진다"고도 강조했다. 앞만보고 달리는 사이 보지 못했던 것을 후배들이 볼 수 있길 바란다고. 그 길을 먼저 겪고 느낀 시행착오를 겪지않길 바라는 바람도 함께 담았다. 
많은 관계자들은 많은 성공신화가 증명하듯 모든 걸 쏟았을 때 성공하지만, 그래도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노력에 대한 댓가를 약속받지 못하는 불안한 도전이란 것도 인정했다. 노력만으로는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는 냉정한 성공 게임이라고. 토니안은 "노력만 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운만 있다고 될수도 있는건 아니다"면서 "가수 실력도 중요하고 회사 기획력, 플러스 운도 따라줘야한다"면서 스타를 꿈꾸지만 누구나 스타가 될 수가 없다고 했다. 
치열하고도 냉정한 무대 뒤 아이돌이 사는 세상, 왕관이란 세상의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현실, 그리고 혹시나 놓칠지 모를 현실 뒤로 소리없는 전쟁은 화려한 조명 뒤편에서 계속되고 있으며, 어떤 결과를 내놓듯 오늘도 누군가는 계속해서 꿈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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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스페셜'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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