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주혁이 우리 곁을 떠난지 1년째. '1박2일'은 영원한 큰형 故김주혁을 위한 추모특집을 마련하며 "이멤버 리멤버 포에버"를 외쳤다.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는 무안의 낙지호롱, 낙지물회와 양산의 돼지갈비를 준비한 멤버들이 故김주혁을 추모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무안 낙지호롱, 양산 돼지갈비 레시피를 배워와 요리대결을 펼친 멤버들. 알고 보니 이 메뉴들은 故김주혁이 유난히 좋아했던 메뉴들이었다. 멤버들은 1주기 추모 특집인 것을 메뉴를 보고 미리 눈치 챘다며 제작진이 마련한 故김주혁 사진이 가득한 공간에서 그를 추억했다.

2017년 10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故김주혁. 그를 떠올리는 멤버들은 "어느 새 기일이 다가왔다"며 형을 떠올렸다. 담담해보였던 멤버들은 "잘 지냈냐 동생들아. 나 주혁이다. 그립다 그리워"라는 김주혁의 육성에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런 멤버들 앞에 김주혁의 친한 형 정기진, 도에친구이자 배우인 한정수가 나타났다. 멤버들은 이들과 함께 고인의 생전을 추억했다.
'그냥 주혁이의 가장 친한 기진이 형'이라 자신을 소개한 정기진은 "주혁이는 진짜 착한 애였다. 정말 착한 친구였다. 연예인 친구들을 나에게 처음 소개시켜준 게 바로 '1박2일' 팀이었다"며 '1박2일'을 진정으로 아꼈던 김주혁을 떠올렸다. 한정수는 "그래서 한때는 질투도 했다. '1박2일' 하기 전에는 맨날 나랑만 놀았는데 어느 순간 '1박2일' 멤버들이랑 놀아서 내가 시기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멤버들은 모두 故김주혁의 특별한 동생들이었다. 김주혁은 첫 회부터 자신을 살뜰하게 챙겨줬던 데프콘을 특히 아꼈다고. 데프콘은 "형이 첫날 혼자 어색해하는 게 눈에 보였다. 그리고 형은 무언가가 잘해줘야 할 거 같았다"고 말했다. 김준호는 "형이 하차하고 한 달 뒤에 나한테 전화를 했다. 그러더니 계속 데프콘 얘기를 했다. '프콘이 외로운 애다, 잘해줘야 한다, 가끔 전화도 해주고 해야 한다'고 계속 얘기했다"고 말하며 김주혁이 끝까지 데프콘을 챙겼다고 말했다.
정준영은 17살 차이에도 김주혁을 친형처럼 따랐던 인물. 김주혁을 '1박2일'로 영입한 유호진 PD는 "방송에서는 준영이가 주혁이 형을 엄청 놀렸는데 사석에서는 더 그랬다. 준영이는 주혁이 형을 진짜 많이 따랐다"고 회상했다. 김주혁의 20년지기 친구이자 소속사 대표인 김종도는 "'종민이는 바보가 아니야 형, 진심으로 대해주니 참 좋아'라고 말했다"며 김주혁이 김종민을 언급한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준호는 "종민이 아버님 산소 갔을 때 형님이 종민이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걸 보며 진짜 맏형이라고 느꼈다"며 늘 든든한 맏형이었던 김주혁을 그리워했다.

차태현은 김주혁에게 듬직한 둘째였다. 김종도 대표와 유호진 PD는 입을 모아 "김주혁이 '태현이는 배울 게 많아', '태현이한테 물어봐'라고 말을 많이 했다. 믿음직한 둘째 같은 느낌이었다. 각별한 사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와 배턴 터치를 했던 윤시윤은 "내가 형님에 대해 말하는 거 자체가 조심스럽다"면서도 "사석에서 형님이 '2주 되게 빨리 오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저는 그게 공감이 많이 됐다"고 회상했다.
정기진은 "정말 멤버들이 끝까지 지켜줬다. 주혁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있어주는 게 중요하지 않나. 주혁이 간 다음에도 멤버들과 꾸준히 연락하고 만났다. 주혁이가 좋아했던 동생들이니 같이 하는 자체가 정말 좋았다"며 끝까지 의리를 지킨 '1박2일' 멤버들에 고마워했다. 봉태규 또한 "멤버들을 좋아하는 게 느껴졌다. 너무 착하다고 계속 얘기했다. '이렇게 착한데도 어떻게 사회생활을 했지?'라는 말을 본인이 해서 웃겼다. 정말 동생들을 좋아했다"고 말하며 김주혁이 '1박2일' 멤버들을 애틋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주혁이 '1박2일'에 왔던 첫날을 떠올리던 멤버들. 유호진 PD는 "첫날 우리가 습격을 했는데 나중에 '이런 거 하지 말자'고 말할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자기가 먼저 분무기 가져가고, 뭐라도 하나 더 하려고 하더라. 그걸 보며 참 개구진 사람이구나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차태현은 "처음엔 '김주혁'이란 사람이 들어온다고 했을 때 '형이 온다고?'라고 생각했다. 걱정도 많이 했다. 그런데 형은 자기가 알아서 많이 망가져줬다"고 김주혁의 솔선수범을 떠올렸다.
이번 1주기 특집은 '1박2일' 측에서도 고심했을 터였다. 데프콘은 이를 헤아리며 "1주기만이라도 형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다. 우리가 주혁이 형을 추모하고, 형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게 그를 향한 배려라 생각한다"고 말했고, 유일용 PD는 자신의 모자를 가리키며 "형이 쓰던 모자다. 1년째 저 모자를 쓰고 있다 . 주혁이 형은 자신을 웃으며 기억해주길 바랄 것이다"라며 김주혁을 그리워했다.
다음 날, 멤버들은 김주혁이 좋아했던 낙지호롱, 돼지갈비를 준비해서 산소를 찾아갔다. 김준호는 "웃긴 말을 하면 형이 더 좋아할 것"이라는 말에 김주혁이 좋아했던 개그맨 이주일 성대모사를 했다. 멤버들은 각자의 스케줄에도 불구, 시간을 내어 '1박2일'이 마련한 故김주혁 추모영화제에 참석해 그를 기렸다. 故김주혁 산소 앞에서 "이멤버 리멤버 포에버"를 외치는 멤버들은 아직 그에게 못다한 말을 속으로 삭혔다. 눈물만 있던 게 아니라, 故김주혁의 바람대로 웃으며 그를 추억한 '1박2일'만의 추모 방식에 시청자들도 응원을 보냈다. / yjh0304@osen.co.kr
[사진] '1박2일'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