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의 '좌우놀이'가 과연 효과를 봤을까.
로버츠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상대 선발의 좌/우 유형에 따라 매치업을 맞춘다. 좌투수에는 우타자 위주로, 반대로 우투수에는 좌타자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낸다.
다저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까지 디비전시리즈부터 월드시리즈 4차전까지 포스트시즌 15경기를 치렀다. 승패는 8승 7패다. 그런데 상대 우완 선발 경기에서는 5승 1패로 좋았지만, 상대 좌완 선발 경기에서는 3승 6패로 부진하다.

특히 상대 좌완 선발 경기에서 거둔 3승 중 2승은 좌완 선발이 1이닝 교체, 1회 1타자 만에 교체된 2경기에서 기록한 승리였다. 좌완 선발이 내려가고 우투수가 나오자, 벤치에 앉아있던 좌타자들이 대거 교체 출장했다.
이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상대 좌완에 우타자 위주로 짠 라인업보다 우완에 맞춰 좌타자 위주의 라인업이 더 효과적이었다. 다저스는 저스틴 터너와 매니 마차도를 제외하면 좌타자들이 팀의 주축이다.
로버츠 감독은 월드시리즈 1~2차전에서 9명 전원 우타자 라인업을 내세웠다. 보스턴의 좌완 선발 크리스 세일과 데이빗 프라이스 상대 전략. 팀내 홈런 1위 맥스 먼시(35개), 2위 코디 벨린저(25개), 3위 작 피더슨(25개), 4위 야스마니 그랜달(24개)은 모두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시작했다. 팀내 홈런 1~4위를 백업으로 둔 것과 전원 우타자 라인업 모두 월드시리즈 최초 기록이다.
'좌우놀이'에서 3루수 터너, 유격수 마차도, 우익수 푸이그만 붙박이다. 푸이그도 포스트시즌 초반에는 선발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1루수, 2루수, 좌익수, 중견수, 포수 5자리는 투수에 따라 좌/우 타자로 바뀐다.
좌완 선발 상대로 빈타에 헤매는 브라이언 도저, 키케 에르난데스, 크리스 테일러, 오스틴 반스를 꾸준히 기용해 왔다. 3차전 초반까지 4명의 우타자는 단 1안타도 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 공수 부진한 야스마니 그랜달 대신 반스는 어쩔 수 없다지만.
좌완/우완에 상관없이 1루수 프리즈, 2루수 먼시, 좌익수 피더슨(혹은 테일러), 중견수 벨린저를 기용하는 것이 좌우 조화도 되고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2루 수비를 탄탄히 하고 대타 자원을 고려한다면, 프리즈를 승부처 대타 카드로 두고 테일러를 2루수로 기용할 수 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1차전 대타로 나와 7회 쐐기 3점 홈런을 친 에두아르도 누네즈(3루수, 우타자)를 2차전에도 선발 라인업에 없는 것을 질문받자 "상대는 매치업을 맞추기 힘든 팀이다. 이런 팀을 상대로는 벤치의 좌우 균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좌완 류현진 상대로 좌타자 라파엘 데버스(3루수)를 선발로 기용했다. .
로버츠 감독은 4차전 보스턴의 좌완 선발 로드리게스 상대로 프리즈(1루수), 먼시(2루수), 터너(3루수), 마차도(유격수), 벨린저(중견수), 푸이그(우익수), 테일러(좌익수), 반스(포수)를 1~8번으로 내세웠다. 좌타 거포 먼시와 벨린저를 포함시켰다. 뒤늦었지만 좌우놀이에 고집하지 않는 라인업이었다. 내셔널리그 팀 홈런 1위인 다저스는 어차피 연속 안타로 점수를 뽑는 것보다 홈런 한 방이 터져야 이기는 팀이다.
한편 5차전 보스턴 좌완 데이빗 프라이스 상대로 선발 라인업은 프리스(1루수)-터너(3루수)-에르난데스(중견수)-마차도(유격수)-먼시(2루수)-푸이그(우익수)-테일러(좌익수)-반스(포수)-커쇼(투수)을 내세웠다. 좌타자는 먼시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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