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슨-잰슨-그랜달, 월드시리즈 망친 삼대장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10.29 05: 55

아쉬운 월드시리즈다. 최고의 기량을 내도 모자랄 판에 아쉬운 선수들이 많다.
LA 다저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18시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6-9로 역전패를 당했다. 1승 3패의 다저스는 29일 5차전마저 내줄 경우 홈에서 보스턴에게 우승을 내주게 된다.
다저스의 가장 큰 패인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 실패다. 그 중에서도 로버츠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있는 라이언 매드슨, 켄리 잰슨, 야스마니 그랜달 삼총사의 부진이 크다.

▲ 왜 맞고 있는 매드슨을 또 올리나?
이렇게 못 던져도 절대적인 신뢰와 기회를 얻는 선수가 또 있을까. 매드슨은 1차전 커쇼 다음에 올라와 무사 1,2루에서 시원하게 볼넷과 안타를 맞으면서 2실점했다. 커쇼의 승계주자로 자책점은 없었다. 2차전도 5회 2사 만루에서 올라와 밀어내기 볼넷과 안타로 류현진의 승계주자 세 명을 모두 홈으로 불렀다. 자책점이 또 0이었다. 기록만 보면 대단한 투수로 착각할 수 있다. 이 경기로 매드슨은 한국 팬들에게 이미 공공의 적이 됐다.
로버츠는 학습효과가 제로였다. 4차전 매드슨은 7회초 미치 모어랜드에게 시원하게 3점 홈런을 맞고 보스턴의 추격에 일조했다. 누가 봐도 전혀 제구가 잡히지 않은 매드슨은 왜 연투까지 시키는 걸까.
로버츠는 “불펜에 남아있는 좌완투수가 두 명 밖에 없었다. 매드슨은 우리 불펜 최고의 옵션이었다”면서 또 좌우놀이를 이유로 댔다.
▲ 바에즈 8회, 잰슨 9회 안되나?
로버츠 감독은 3차전 켄리 잰슨을 8회에 올려 피를 봤다. 경기를 일찍 마무리 짓고 싶은 심정이었겠지만 잰슨의 구위는 제대로 살피지 않은 모양이다. 다저스가 1-0으로 앞선 8회초 일찍 등판한 잰슨은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에게 통한의 동점 솔로포를 맞았다. 결국 연장 18회 승부라는 월드시리즈 최장시간 경기가 나오고 말았다.
잰슨에게 2이닝을 맡기는 것은 무리라는 결과가 이미 나왔다. 더구나 불펜에 최고로 구위가 좋은 페드로 바에즈라는 카드가 있다. 누가 봐도 바에즈가 8회를 맡고, 9회 잰슨이 나오는 것이 낫다.
하지만 4차전도 똑같았다. 4-3으로 앞선 8회초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또 잰슨을 호출했다. 잰슨은 스티브 피어스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4-4 동점을 허용했다. 맞은 코스도 똑같았다. 잰슨의 특기인 커터가 가운데 몰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수싸움에서 읽히 잰슨의 완패였다. 잰슨의 2이닝 마무리는 이제 안 된다.
로버츠는 “오늘 유리야스와 바에즈를 쓸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전날 연장 18회를 치렀다지만 바에즈는 2이닝, 유리아스는 1이닝을 던졌다. 팀이 월드시리즈 우승이 달린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연투를 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 절호의 대타기회에서 웬 그랜달?
로버츠의 그랜달 사랑도 대단하다. 챔피언십시리즈 부진으로 그랜달은 완전히 매장 당했다. 그렇다고 그를 아예 빼라는 말도 아니다. 다만 승부처에서 꼭 그를 대타로 써야 했나.
4-4로 맞선 4차전 8회말 마차도와 테일러의 안타로 2사 1,3루가 됐다. 로버츠는 오스틴 반스의 대타로 야스마니 그랜달을 꺼냈다. 그랜달이 한 방을 쳐준다면 그 동안 못했던 오명을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는 명예회복의 기회였다. 그러나 그랜달은 이번에도 허무하게 삼진을 당한 뒤 방망이를 내리쳤다.
벤치에 장타력이 있는 맷 켐프가 있었다. 켐프의 한 방으로 경기를 뒤집은 경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로버츠는 그를 믿지 않았다. ‘좌우놀이’에 맞지 않으면 아무리 홈런타자라도 소용없다. 답답함은 팬들의 몫이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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