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음은 감독만이 아는 것일까.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월드시리즈 4차전을 마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가 화제였다.
이날 경기에서 LA 다저스가 보스턴 레드삭스에 6-9 역전패를 당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7이닝 가까이 상대를 압도한 선발 리치 힐 대신 부진한 구원투수들을 올린 것은 놀라운 일이다'며 '4점차 리드가 사라졌다. 감독이 큰 실수를 했다'고 비판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월드시리즈 내내 용병술이 빗나가 지도력이 도마 위에 오른 로버츠 감독이다. 월드시리즈 1승3패 벼랑 끝에 몰리며 로버츠 감독을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가 기름을 부은 셈이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당황한 로버츠 감독은 "우리 경기를 많이 보지 않았을 것이다. 한 사람의 의견일 뿐이다"고 대답했다. 대통령이 투수 교체로 감독을 비판한 건 전례 없는 일이고, 로버츠 감독도 달가울 리 없었다.
그렇다면 비판의 대상이 로버츠 감독이 아닌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이었다면 어땠을까. 공식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코라 감독에게도 질문이 향했다. 한 기자가 '대통령이 힐을 뺀 로버츠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대통령이 당신에게 비판적이라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코라 감독은 "데이브 로버츠는 좋은 감독이다"는 말 외에는 꺼내지 않았다. 5차전 선발투수 데이브드 프라이스를 결정한 이유를 밝히며 화제를 바꿨다. 감독의 어려움은 감독만이 안다. 다저스 시절 선수로 함께 뛴 오랜 동료였던 로버츠 감독의 마음을 헤아리며 "좋은 감독"이라는 한마디로 옹호했다. /waw@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