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플레이오프 2연승에는 베테랑들 못지않게 이적생들의 존재감이 대단했다. 트레이드 대성공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뒀다.
SK는 지난 27~28일 인천에서 치러진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각각 10-8, 5-1로 승리했다. 2경기에서 홈런 7개를 터뜨리며 특유의 장타력을 마음껏 뽐냈다. 최정·김강민·박정권·이재원 등 SK에서 데뷔하고 성장한 터줏대감 베테랑들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새롭게 SK 유니폼을 입은 이적생들도 빛났다.
2차전에서 SK는 선발투수 메릴 켈리가 4이닝을 던지고 난 뒤 갑작스런 손 저림 증세로 교체됐다. 5회부터 윤희상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볼넷, 안타로 1사 1·2루 위기를 초래했다. 여기서 좌완 김택형이 등판했다. 좌타자 김규민을 상대하기 위해서였다.

김택형은 초구 146km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은 뒤 2구째 146km 직구로 3루 땅볼을 유도했다. 5-4-3 병살로 이닝을 이닝을 끝내며 넥센의 흐름을 차단했다. 김택형의 급한 불을 끈 SK는 5회 김강민의 솔로 홈런이 터지며 2-1 리드를 잡았다.
6회에도 김택형은 제리 샌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지만 박병호를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잡은 뒤 송성문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김하성의 땅볼 타구를 유격수 김성현이 포구하지 못해 주자를 내보냈지만 임병욱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1⅔이닝 무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최고 146km 힘 있는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넥센 타선을 봉쇄했다.

SK의 승리와 함께 김택형은 포스트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포스트시즌 데뷔 등판은 SK가 아닌 넥센 유니폼을 입고서였다. 지난 2015년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박건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구원패를 당했다. 그 이후 3년만의 가을야구, 이번에는 SK 유니폼을 입고 패전이 아닌 승리를 따냈다.
신인 시절부터 개막 엔트리에 들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김택형은 지난해 5월 좌완 김성민과 1대1 트레이드로 넥센을 떠나 SK에 둥지를 텄다. 당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 재활 중이었지만, 넥센 감독 시절 그를 눈여겨봤던 염경엽 SK 단장이 트레이드를 주도했다. 재활을 마친 김택형은 지난달 1군에 복귀했다. 14경기 1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7.71로 기록은 썩 좋지 않았지만, 플레이오프 2차전 위력투로 믿음에 보답했다.
이에 앞서 1차전에선 9번타자 2루수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른 강승호가 4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SK의 기선제압을 이끌었다. 강승호는 2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타격에선 침묵했지만 안정된 2루 수비로 팀 승리를 뒷받침했다.
3회 제리 샌즈의 거친 슬라이딩에 넘어지는 와중에도 정확한 1루 송구로 병살을 완성했고, 5회 3루수 제이미 로맥의 2루 송구가 다소 높게 들어갔지만 침착하게 잘 잡아 빠른 후속 동작으로 병살 연결했다. 8회에는 샌즈의 바운드 큰 타구도 빠르게 대시하며 아웃을 잡았다.
강승호는 지난 7월31일 투수 문광은과 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SK로 왔다. LG에서 주전 2루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기대이하 성적 끝에 5월1일을 끝으로 1군을 떠났다. 이후 3개월 동안 2군에만 머물다 SK로 트레이드됐고, 이적 후 37경기 타율 3할2푼2리 29안타 2홈런 21타점으로 활약했다. 여세를 몰아 가을야구까지 공수에서 펄펄 날며 SK의 트레이드 성공작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waw@osen.co.kr

[사진] 김택형(위)-강승호. /인천=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