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관명기자] 인디레이블 슈가레코드는 탄탄한 뮤지션 라인업을 자랑한다. [3시의 인디살롱]에서 만나본 입술을깨물다와 블루램을 비롯해, 뷰티핸섬, 리썬, 마리슈, 모브닝, 엔분의일, 원셋, 선데이 레스트, 데일리 노트, 이찬솔 등이 슈가레코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최근 한 식구가 늘었다. 지난 5월 합류, 7월5일 데뷔싱글 ‘내일은 차 좀 빌려줘’를 낸 4인밴드 우리같은사람들(우같사)이다. 멤버는 손정환(건반), 우준영(기타), 김엄마(보컬. 리더), 차누(드럼). 8월30일 싱글 ‘사랑은 무능력함으로부터’, 9월28일 EP ‘Unisex’를 내며 본격 기지개를 편 이들을 [3시의 인디살롱]에서 만났다.
= 슈가레코드 뮤지션 인터뷰는 이번이 3번째다. 입깨(입술을깨물다), 블루램, 그리고 우같사.

(김엄마) “슈가레코드에서는 막내다. 회사에서 너무 잘해주신다.”
=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김엄마) “(올 1월) 대학생 문화기획 단체 뮤니브에서 주최한 경연대회에서 우승했는데, 그때 마침 심사위원 한 분이 슈가레코드 이은규 대표님이셨다. 3월에 몇차례 미팅한 후 (5월에) 합류하게 됐다.”
(우준영) “‘내일은 차 좀 빌려줘’ 믹싱 작업 도중 계약을 했다. 작업 결과물에 만족을 못했던 상황이었는데 회사 들어가면서 재작업을 했다.”
(손정환) “회사 들어오면서 편곡적인 부분이 완전히 달라졌다.”

= 고등학교 동창들이라고 들었다.
(김엄마) “우준영과 차누는 서울공연예고 1년 후배들이고, 손정환은 우준영의 서경대 동기다. 처음에는 준영과 둘이서만 하다가 정환이 들어오면서 팀 이름도 짓고 제대로 활동을 하게 됐다.”
= 데뷔싱글 크레딧에는 김예소라는 멤버(베이스)가 있다.
(김엄마) “처음에는 5인조였고 멤버 교체도 많았다. 저희와 바라보는 시선이 달랐다.”
= 팀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그리고 왜 붙여 쓰는지도 궁금하다.
(우준영) “평소 ‘우리 같은 사람들’이라는 말을 많이 썼다. 표기는 딱 붙여 쓰는 것이 보기에 예뻤다.”
(김엄마) “힘도 있어보이고 어쿠스틱한 느낌도 있다.”
(손정환) “띄워쓰면 딱딱하고 리포트 같고 정없는 느낌이다. 우리 음악은 ‘너희는 몰라. 우리는 우리만의 감성이 있어’ 이런 식이 아니다. ‘너희도 알지? 느껴봤지?’ 이러면서 서로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 각자 소개를 부탁드린다.
(차누) “97년생으로 중3때부터 드럼을 쳤다. 드럼을 선택한 이유는 딱히 없다. 그냥 치는 게 재미있었다. 성격도 나서는 것보다 뒤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김엄마) “96년생으로 ‘엄마’는 고등학생 때 친구들이 불러주던 별명이다. 친구들 잘 챙기는 그런 캐릭터였던 것 같다. 하지만 더 나은 이름이 있으면 바꿔볼 생각이다.”
(우준영) “97년생으로 기타는 중2때부터 시작했다. 부모님이 클래식 음악을 하시는데, 클래식은 하고 싶지 않았다. 뭘 할지 고민하다가 미드를 봤는데, 밴드 공연에 여자팬들이 많아서 부럽더라. 그때부터 시작했다. 기타는 현재 깁슨 SG와 존서, 2대를 쓴다.”
(손정환) “빠른 97년생으로 피아노는 초2때부터 배웠다. 처음에는 집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는 것을 반대했다. 그러다 고1때 머리에 종양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서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셨다. 양성종양이라 없앨 수는 없고 같이 살면서 조금씩 줄여야 한다.”

= 미니앨범 ‘Unisex’를 같이 들어보자. 타이틀은 어떻게 짓게 되었고, 앨범표지 주인공은 누구인가.
(김엄마) “저다. ‘유니섹스’라는 이름은 멤버들끼리 당구를 치다가 지었다. 저희 키워드가 공감이다보니, 저희 곡을 남자 입장에서든 여자 입장에서든 들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 첫곡은 ‘툭’이다.
(김엄마) “깔끔한 느낌보다는 러프한 스타일을 좋아해서 그런 감성을 담으려 했다. 예전에 홍대 거리를 걷다가 앞에 가던 커플이 먹던 소프트 아이스크림 콘이 바닥에 툭 떨어지는 모습을 봤다. 연인들이 싸우는 것도 툭 던진 말에서 비롯된다.”
(우준영) “사운드 메이킹이나 편곡은 제가 우선 던져놓는데, 이 곡은 디스코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가사는 마이너하지만 사운드까지 마이너로 가고 싶지는 않았다.”
(김엄마) “처음 밴드 결성시에도 멜로디나 가사는 쉽지만 깔리는 음악은 가볍지 않은 음악을 추구했다. 이 곡 역시 사운드에 신경을 많이 썼다. 곡별로 팬들이 조금씩 다른데, ‘툭’과 ‘사랑은 무능력함으로부터’가 인기가 높다.”

= 맞다. 개인적으로 ‘툭’과 2번 트랙 ‘사랑은 무능력함으로부터’가 좋았다.
(손정환) “주변에서는 이 곡을 가장 좋아한다.”
(김엄마) “훅이 강해서 그런 것 같다.”
(손정환) “드럼 치는 차누가 퍼커션 디자인을 했다.”
(차누) “카우벨을 녹음하고 셰이크를 흔들고 그랬다. 퍼커션이 생기있게 들리기를 바랐다.”
(김엄마) “이 곡은 작년에 친한 친구가 휴가를 나왔을 때 썼다. 가진 것은 없지만 정말 잘해주고 싶더라. 그때 ‘사랑은 무능력함으로부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사랑은 무능력할 때 투명하게 나오는 것 같다.”
(차누) “저희가 만든 곡인데도 듣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감동이 밀려와서 따라 부르게 된다.”
(김엄마) “저희 1호 팬이 커버영상을 올려서 감동을 먹은 곡이다.”
= 1호 팬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
(김엄마) “밴드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됐을 때 인스타그램 DM으로 우같사 팬이라고 하셨다.”
(손정환) “광주 난장공연 때도 보러와주셨다. 버스킹 하는 분이라고 한다.”
= ‘Title Role’은 쓸쓸한 느낌이 도드라진다.
(김엄마) “이 곡은 스무살 때 썼는데, 그때 많이 힘들어서 그랬는지 딥(deep)한 가사들이 나왔다. 그때 제 모습이 중년배우와 오버랩됐다. 한창 잘 나갔을 때와 비교했을 때의 쓸쓸함, 그런 것 말이다.”
(손정환) “드럼을 치는 친구가 템포를 정하는데, 이 곡은 원래보다 템포가 빨라진 사연이 있다(웃음).”
(차누) “제가 착각해서 템포가 원래보다 10% 빨라졌다. ‘툭’이 120, ‘Title Role’이 112였는데, 112를 121로 착각한 것이다. 엔지니어가 더 느리면 안된다고 하셔서 그대로 갔다.”

= 타이틀곡은 ‘이뻐?’다. 무엇보다 뮤비가 재미있다. 김엄마 연기가 아주 좋았다(웃음). 그리고 여주인공은 누구인가. 상당한 미인이다.
(손정환) “이지원씨라고 대학 연기과 다니는데 실물이 더 예쁘다. 남자주인공을 꼭 리더(김엄마)가 할 필요가 있었나 싶었다(웃음). 저는 바텐더로, 차누는 알바생으로 나온다. 김엄마가 술잔을 엎질렀을 때 휴지를 갔다 준 알바생이 차누다.”
(김엄마) “이 곡은 공연할 때 제일 아끼고 반응이 가장 좋은 곡이다. 그래서 조금 더 신나게 살리고 싶었다. 아이폰의 개러지 밴드에 그 느낌을 찍어 탄생했다.
= 지금까지는 베이스를 우준영씨가 겸했는데, 이 곡에서는 다른 사람이 연주했다.
(김엄마) “정준화라는 친한 형이 있는데 ‘이뻐?’는 베이스 스킬이 필요해서 형에게 부탁했다. 형이 준영이 베이스 치는 것을 보고서는 ‘도저히 못참겠다’며 해주셨다(웃음).”
(손정환) “베이스 사운드에 고민이 많았는데 이 친구가 하니 비로소 되더라.”

= ‘Gold Dust’는 어떤 곡인가.
(김엄마) “화목하고 부유한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날 흔히 말하는 빨간딱지가 날아왔다. 그 친구가 힘들어하는 과정을 다 지켜봤다. 금이 먼지처럼 사라진 것이다. 제 성격이 그런 것은 아닌데, 곡을 쓸 때는 뭔가 힘들어지고 부끄러워진다. ‘이뻐?’에도 마이너한 감성이 있다.”
= 올해 일정은.
(김엄마) “12월에 슈가레코드에서 크리스마스송 컴필레이션 앨범이 나온다. 그때 한 곡 참여한다.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싱글이 나올 것이다. 11월14일에는 신촌 문화발전소에서 슈가레코드 다른 팀들과 콜라보 공연이 있다.”
= 우같사는 어떤 음악을 할 것인가.
(손정환) “저희 음악을 듣든, 공연을 보든 기분이 좋아지셨으면 좋겠다. 힘이 되고, 기분을 전환시켜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우준영) “곡 작업에 있어서는 최고가 되려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여운이 남는 그런 팀이 되고 싶다.”
(김엄마) “대중에게 특별한 날을 선사할 수 있는 우같사가 되고 싶다.”
(차누) “팬들이 우리 노래에 자기 시간을 담아뒀으면 좋겠다. 우리 노래를 들으면 그 때와 닿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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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슈가레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