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레드삭스 군단’이 다저스타디움을 점령했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8시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홈팀 LA 다저스를 5-1로 물리쳤다.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지은 보스턴은 2013년 우승 후 5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았다. 다저스는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게 됐다.
4차전까지 5만 4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다저스타디움은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다저스 팬들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관중석에 어쩌다 한 번씩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보스턴 팬들이 점처럼 보일 정도였다. 팬들 숫자가 적다보니 보스턴 선수가 홈런을 쳐도 반응이 거의 없었다.

5차전은 달랐다. 보스턴의 우승을 예감한 듯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대거 경기장을 찾았다. 적어도 5% 정도 되는 수천 명의 보스턴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보스턴 팬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은 벤 애플렉, 지미 키멜도 다저스타디움을 찾아 응원했다.
이들은 보스턴 선수단이 있는 1루 쪽에 자리를 잡고 대규모 응원을 펼쳤다. 보스턴이 커쇼를 상대로 홈런 세 방을 터트리자 엄청난 반응이 쏟아졌다. 응원전에서 10배 규모가 넘는 다저스 응원단이 밀릴 정도였다.
보스턴의 우승이 확정되자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다저스 팬들은 모두 자리를 떠나고 보스턴 팬들만 남아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이들은 “레츠고 삭스!”(Let`s go sox) “양키 썩”(Yankee suck)을 외치며 우승 기분을 만끽했다. MVP 스티브 피어스, 알렉스 코라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들어가자 “MVP”라며 함성이 쏟아졌다. 이들은 경기 종료 후 한 시간이 넘도록 계속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분을 만끽했다. 대부분이 보스턴에서 레드삭스의 우승을 보기 위해 여행을 온 팬들이었다.
밤비노의 저주를 푼 레드삭스는 2004년, 2007년, 2013년에 이어 2018년 다시 한 번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보스턴은 최근 14년 동안 4회나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를 이룩했다. 반면 다저스는 1988년 이후 30년이 넘도록 우승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홈에서 우승을 내준 다저스 팬들에게 더 없이 끔찍하고 비참한 일요일 밤이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