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의 방향성' 롯데가 실패를 극복하는 방법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0.30 06: 01

롯데의 올 시즌은 실패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여러 부분에서 만족할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반드시 '1+1=2'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 것이 스포츠이고 야구다. 개인의 성과가 팀의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롯데는 올해 비시즌 동안 어떻게 실패를 극복해야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양상문 감독의 롯데는 지난 26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 중이다. 6번의 훈련 턴 중 4일 턴이 4회, 5일 턴 1회 다. 3일 턴은 한 번에 불과하다. 비교적 빡빡한 스케줄. 고강도 훈련으로 담금질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양상문 감독의 의지로 풀이된다. 
훈련 스케줄이 빼곡하지만, 훈련의 방향 설정은 명확했다. 양상문 감독은 마무리캠프 출발 전, 참가 인원들에게 자필의 각오를 A4 용지 한 장 분량으로 제출하게 했다. 양 감독은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종이 뭉치를 보여주면서 "선수들에게 자신이 부족한 점과 장단점, 스스로 약점을 보완하는 원하는 훈련방법이 뭔지를 받았다"면서 "무작정 훈련을 시키는 것보다 자신이 부족한 점과 필요한 것을 스스로 알아야 한다. 스탭이 보고 선수가 느끼는 것은 다르다. 일괄적으로 훈련 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이렇게 해야 나태해지지 않고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수들 스스로 생각하면서 목적의식을 갖고 훈련하기를 바라는 양상문 감독의 의도다. 고된 훈련이 단순한 육체 노동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

마무리캠프에 참가하지 않은 잔류 인원들의 목표도 확실하다. 올해 이닝과 투구 수가 많았던 투수들은 휴식과 회복이 목표다. 휴식과 회복도 훈련의 연장선.김원중, 오현택, 구승민, 진명호가 그 대상이다. 김원중은 데뷔 첫 규정이닝을 채웠다(145⅓이닝). 오현택은 두 번의 팔꿈치 수술을 딛고 2년 만에 풀타임을 소화했다. 리그 최다 경기(72경기)에 등판했고 홀드왕에 올랐다. 구승민은 시즌 막판 필승조로 등판이 잦았고 1군 풀타임이 처음이었다. 진명호 역시 사회복무요원과 어깨 수술로 공백기를 거친 뒤 돌아왔다.
모두 공백기와 수술 경력들을 갖고 있다. 철저한 비시즌 관리가 필요한 선수들이다. 그렇기에 구단이 직접 나섰다. 지난 29일부터 부산 동의과학대 스포츠재활센터에 의탁해 시즌 동안 지쳤던 몸을 추스리면서 회복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상견례 자리에서 양상문 감독은 주전급 타자들에게도 방향을 제시했다. 3할 타율보다는 실패한 7할의 생산성에 대한 고민이었다. 양 감독은 "3할 타율에 만족하지 말고 실패한 부분을 고민했으면 한다. 실패한 7할이 어떻게 팀을 위한 효과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LG 감독 시절에도 타자들에게 꾸준히 주문했던 부문이다. 이를 롯데 선수단에도 똑같이 강조하고 있는 것.
롯데는 이제 향후 몇 년간 실패한 시즌을 보내면 안 된다. 과거의 암흑기가 다시 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양상문호'의 나침반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실패의 과정에서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을 지목하고 있다. 제대로 된 방향성이 올해 롯데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이유라고 진단하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