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넥센이 2경기 연속 벤치클리어링을 일으키며 충돌했다. 3차전을 맞이하는 두 팀에게 요구되는 것은 냉정함이다.
정규시즌 2위인 SK와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를 꺾은 4위 넥센은 27일과 28일 열린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1차전에서는 최정을 향한 제이크 브리검의 위험한 공이 발단이 됐고, 2차전에서는 재리 샌즈의 거친 2루 슬라이딩이 빌미를 제공해 결국 또 한 번의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두 팀은 정규시즌 막판에도 몸에 맞는 공을 주고받으며 벤치클리어링을 일으킨 바 있다. 짧은 기간에 세 번이나 맞부딪힌 셈이다. 평소 앙금이 많이 쌓인 관계는 아니라 플레이오프에서도 벤치클리어링이 비교적 얌전하게 끝난 감은 있다. 그러나 두 경기 연속 시비가 붙었다는 점에서 세 번째 벤치클리어링은 더 격렬할 가능성이 높다.

서로 이는 피할 필요가 있다. 승부욕은 좋지만 경기력에는 되레 역효과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어서다. 양팀 선수들도 대화를 통해 “서로 자중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두 경기에서도 돌발적인 이벤트가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진 만큼, 3차전에서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3차전에 나서는 양팀 선발투수들은 평소부터 몸에 맞는 공이 많은 유형들이다. 넥센 선발 한현희는 몸쪽 승부를 과감하게 하는 투수다. 이 과정에서 고의성이 없는 몸에 맞는 공이 더러 나온다. SK도 최근 몇 년간 한현희를 상대로 몸에 맞는 공이 많았다. 극단적인 언더핸드인 박종훈도 좌타자 몸쪽 승부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제구가 조금 안 되면 몸에 맞는 공이 나오는 경우가 더러 있다.
선수들이 몸에 맞는 공이 민감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불씨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넥센은 한 판만 지면 이대로 2018년 시즌이 끝난다. 절박한 상황에서 신경전에 쏟을 에너지가 없다. SK는 흐름을 탔을 때 시리즈를 빨리 종료할 필요가 있다. 상위 팀인 두산이 기다리는 한국시리즈다. 최대한 힘을 아끼고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다. 넥센의 반전 동력을 줘서는 안 된다.
SK는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 임하는 박종훈의 투구가 중요하다. 올 시즌을 통해 이닝소화와 경기력 모두에서 한 단계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는 박종훈이다. 좋을 때는 어떤 팀도 쉽게 공략하지 못할 투수다. 넥센을 상대로 한 올 시즌 성적도 좋았다. 결국 큰 경기에서의 중압감만 이겨내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투수 총력전을 대기하고 있는 넥센은 중심타선이 관건이다. 박병호 김하성 김민성 등 해줘야 할 선수들이 부진하다. 이들이 부진한 넥센 타선이 어떤 길을 걸을지는 2차전 결과로 짐작할 수 있다. 서건창 임병욱 송성문 등 좌타자들의 감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박종훈 공략의 실마리를 찾을지도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