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박상원, 가을에 뿌린 눈물의 씨앗 "잊지 않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31 07: 00

"약한 모습 보이기 싫었는데…". 
한화 2년차 투수 박상원(24)에게 올 가을은 잊을 수 없는 계절이다. 정규시즌 한화의 최강 불펜 일원으로 활약했지만 가을야구 무대는 달랐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을 상대로 3경기에서 1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다. 2차전 임병욱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았고, 4차전 추가 2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4차전 패배로 한화의 가을야구가 끝나자 박상원은 라커룸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그라운드에선 티내지 않으려 했다"며 "라커룸에서 감독·코치님·형들과 미팅을 마친 뒤 눈물을 흘렸다"고 떠올렸다. 선배들부터 외국인선수들까지 그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눈물이 나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박상원은 "올 시즌 그런대로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단기전 중요한 경기에서 감독님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우리 팀이나 넥센이나 다른 어린 투수들을 다들 씩씩하게 잘 던지는데 나만 뭔가 잘 안 풀리는 것 같아 분한 마음이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래도 선배들이 "네가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너무 자책하지 마라"며 박상원에게 위로를 건넸다. 실제 박상원은 올 시즌 69경기 60이닝을 던지며 4승2패9홀드 평균자책점 2.10으로 활약했다. 첫 풀타임 시즌을 맞아 60이닝 이상 던진 투수 74명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 
박상원은 "시즌 내내 무난하게 했다. 시즌 막판 결과가 계속 좋게 나오며 자신감도 더 커졌다. 그런데 이렇게 포스트시즌에서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큰 건 같다. 마지막까지 내 역할 했어야 했는데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아픈 기억이지만 잊을 생각은 없다. 박상원은 "마음에 담아 두진 않겠지만 한 번씩 되돌아보려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순탄하게만 갔다면 알지 못했을 경험이다. 내가 부족한 게 무엇인지 다시 느꼈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가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이 경험을 내년 가을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내년에도 우리 팀이 가을야구를 할 것이라 믿는다. 실수는 올해까지 한 것으로 끝내겠다"고 다짐했다. 올 가을의 눈물이 내년 가을에는 어떤 자양분이 될지 궁금한 박상원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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