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진짜 혼인을 한 뒤 '꽁냥꽁냥'거리는 율(도경수 분)와 이서(남지현 분)를 보진 못했지만, 두 사람이 벚꽃비 아래에서 키스 청혼을 하며 마음을 나누는 '해피엔딩'을 볼 수 있어 행복했던 시청자들이다.
지난 30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마지막회에서는 모두가 바라던대로 율이 원수인 김차언(조성하 분)에게 복수를 하고 정인인 이서 즉 홍심(남지현 분)을 다시 만나 청혼을 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백일의 낭군님'은 완전무결 왕세자에서 졸지에 무쓸모남으로 전락한 원득과 조선 최고령 원녀 홍심의 전대미문 100일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도경수의 첫 사극이자 첫 주연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사극과 로코물에서 진가를 발휘해온 남지현이 여주인공이 되어 도경수와 완벽한 호흡을 맞췄다.

그간 김차언은 왕(조한철 분)을 좌지우지하고, 세자이자 자신의 사위인 율을 위기 속에 몰아넣었던 인물. 홍심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이기도 하다. 이에 율은 어떻게든 김차언을 처단하고 정인인 홍심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애를 썼다. "죽으러 가는 것"이라며 전장에 나가야 하는 상황도 절대 마다하지 않았고, 오로지 자신의 신념을 믿고 행동했다.

이는 율이라는 인물이 가진 장점이자 매력이었다. 그리고 이는 사랑에서도 빛을 발했다. 영특하고 무예도 출충한 율은 자신을 둘러싼 위기 상황도, 자신을 도와주는 홍심의 존재도 제일 먼저 알아차렸다. 그리고 홍심을 향해 절대 변치않는 연심을 절절하게 고백,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울렸다.
김차언이 죽은 뒤 궐에는 평화가 찾아온 듯 했다. 하지만 율은 여전히 독수공방을 하며 홍심만을 그리워하고 사랑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일기에 빼곡히 적어넣었다. "돌이켜 보면 너의 낭군으로 살았던 100일간은 내게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다"는 율의 일기는 계속해서 그의 마음을 외면하던 홍심을 돌려세웠다.
홍심을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오로지 '직진'만 하던 율의 진심이 드디어 통한 것. 100일을 함께 보냈던 집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이웃 사람들이 뿌려주는 벚꽃비를 맞으며 키스를 나눴다. 이것이 홍심을 향한 율의 청혼이었다.
빅픽처였던 일기부터 키스 청혼까지, 로맨티스트의 정점을 찍은 율과 그런 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이서의 '꽁냥 로맨스'를 더 보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아름다운 엔딩을 완성한 도경수 남지현이 있어 너무나 행복했던 8주였던 건 분명한 사실이다. /parkjy@osen.co.kr
[사진] '백일의 낭군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