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총력전 발판-믿음 증명' 넥센의 3차전 수확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0.31 10: 02

사령탑의 믿음을 선수들이 증명해냈다. 여기다 총력전 발판까지 만들었다. 넥센의 플레이오프 3차전은 승리 외에 얻은 것들이 많았다. 
넥센은 지난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2로 신승을 거뒀다. 플레이오프 전적 1승2패를 만들며 시리즈 승리의 희망을 이어갔다.
이날 넥센은 선발 한현희가 5⅓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쳤고, 오주원(⅔이닝 무실점)-안우진(1이닝 무실점)-이보근(1이닝 무실점)-김상수(1이닝 무실점)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SK 타선을 틀어막으며 1점 차 신승을 완성했다. 타선에서는 리드오프로 출격한 김혜성이 멀티히트 포함해 3출루 경기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일단 넥센은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3차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승리만으로 3차전의 의미를 한정짓기엔 수확들이 꽤 있었다.
일단 1점 차 접전인 경기임에도 출혈이 그리 크지 않았다. 장정석 감독의 계산대로 투수 운영이 딱딱 들어맞았다. 불펜의 만능열쇠였던 안우진이 1이닝 13구만 던지며 힘을 비축했다. 피로가 다소 누적돼 있지만 현재 넥센 불펜진에서 구위로 상대 타선을 누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원이다. 1차전에 등판한 뒤 이틀 휴식을 취했고, 3차전에서도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았다. 4차전 선발 이승호와 함께 1+1의 투수 운영을 가능하게끔 만들었다.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승리 공식을 되살릴 기회다.
여기에 오주원(5구), 이보근(22구), 김상수(9구) 역시 연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투구를 마쳤다. 안우진과 함께 총력전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그리고 총력전 발판을 마련하면서 믿음을 확인하는 효과까지 얻었다. 3차전 선발 한현희가 6회 1사 만루 위기를 만든 뒤 오주원이 위기를 틀어막았다. 그리고 7회 올라온 안우진이 멀티 이닝을 소화할 것으로 모두가 예상했다. 하지만 안우진은 1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왔고 베테랑 필승조인 이보근과 김상수가 뒤를 책임졌다. 
장정석 감독은 경기 후 "우선 믿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믿음에 보답한 (후속 투수) 선수들에게 고맙다. 베테랑 선수들이 역할들을 잘 해줘 내일도 계산이 섰다. 굉장히 힘든 결정이었다"고 3차전 투수 운영의 키워드를 '믿음'이라고 밝혔다.
내일이 없는 단기전에서는 믿음보단 축적된 데이터와 순간 판단력이 운영을 결정 짓는 큰 틀이다. 하지만 장 감독의 믿음에 베테랑들들이 응답하면서 무형의 끈끈한 신뢰를 확인했고 4차전 투수 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벼랑 끝 전투에서 김혜성, 송성문 등 젊은 선수들을 전진배치하는 파격적인 결단이 성공으로 연결됐다. 김혜성은 리드오프로 공격의 물꼬를 텄고, 송성문은 결승 희생플라이를 때렸다. 베테랑 뿐만 아니라 젊은 선수들까지 믿음에 보답했다. 우려를 씻었고 희망을 얻었다.
과연 넥센은 3차전에서 얻은 유무형의 수확들이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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