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인사이드' 서현진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엄마의 죽음을 다른 사람의 얼굴로 마주했다. '얼굴 체인지'는 단순한 판타지가 아닌 누군가에겐 고통이자 슬픔 그 자체였다.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JTBC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한세계(서현진 분)가 췌장암에 걸려 한 달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엄마 한숙희(김희정 분)와 마지막을 함께 보냈지만, 끝내 얼굴이 변한 채 임종을 지키는 모습이 그려졌다.
한숙희는 딸 한세계와 서도재(이민기 분)의 열애를 알고 '하루빨리 결혼했으면..'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서도재를 보자마자 "사위"라는 말로 호칭을 정리했고, 정성스럽게 도시락을 싸서 서도재의 회사로 찾아가는 등 호감을 보였다. 또, "우리 세계를 잘 부탁한다"며 하나뿐인 딸을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한세계는 연애 초반인데도 불구하고, 필요 이상으로 적극적인 엄마의 모습에 불만과 짜증을 드러냈고, 이로 인해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한숙희의 행동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췌장암에 걸린 자신의 시한부 인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딸을 지켜줄 서도재의 존재가 고마웠기 때문.
뒤늦게 엄마의 췌장암을 알게 된 한세계는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냐?"며 원망했고, 한숙희는 "걱정할까 봐 얘기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한세계는 "엄마는 왜 평생 내 걱정만 하냐?"며 오열했고, 모녀는 부둥켜안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한숙희와 한세계는 시한부 현실을 받아들이되, 마지막 남은 한 달을 행복하게 지내려고 했다. 이때 한 달에 한 번씩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NEW 한세계'(라미란 분)는 중년의 여성으로 바뀌었고, 혹시라도 엄마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까 봐, 변한 얼굴에 놀랄까 봐 병원에 가지 못한 채 절망했다. 그러다 한숙희의 임종이 다가왔고, NEW 한세계는 정신없이 병원으로 향했다.
NEW 한세계는 엄마를 보면서 오열했고, 한숙희는 "우리 딸 너무 힘든데 하나도 몰라줘서 엄마가 미안하다. 다음에도 엄마랑 같이 살자. 다음에도 엄마 딸 해줘"라며 변한 딸을 단번에 알아봤다. 그리곤 눈을 감았다.

한세계는 불행 중 다행으로 엄마의 장례식 기간 원래 얼굴로 돌아왔고, 빈소 주변을 맴돌다 상주 노릇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엄마는 이미 돌아가셨고, 다른 사람의 얼굴로 임종을 지켰다는 무거운 마음이 떠나질 않았다.
이날 한세계는 연인 서도재를 향해 "나한테는 우미가 있고, 은호가 있고, 당신이 있고, 혼자가 아니다. 그런데도 엄마가 보고 싶다"며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해서 엄마한테 끝까지 내 얼굴을 보여주지도 못했을까. 이러다 어느날에 영영 내 얼굴로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나. 내 얼굴이 아닌 채로 죽기라도 하면, 그랬는데 아무도 모르면 어떡하지. 그게 무섭다"며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을 짠하게 했다.
앞서 한세계는 수시로 바뀌는 얼굴 때문에 툭하면 촬영장을 이탈해 업계 소문이 안 좋았고,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도 가지 못해 멀리서 지켜봐야만 했다. 그동안의 에피소드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의 얼굴로 살아보는 인생'이라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강했는데, 엄마의 임종 편은 얼굴 체인지가 엄청난 불행이자 고통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사진] '뷰티 인사이드'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