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4차전의 재림이었다. 1999년생 듀오 이승호와 안우진이 벼랑 끝 경기에서 다시 한 번 '간 큰 피칭'으로 팀을 구했다.
넥센은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4-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넥센은 2연패 이후 내리 2연승을 거두면서 시리즈를 2승2패 원점으로 만들었다. 결국 넥센은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갔다.
지난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과 판박이였던 경기였다. 당시 이승호가 선발 등판해 3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온 안우진이 5⅔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호와 안우진이 시리즈 3승째를 합작해 팀을 플레이오프로 올려놓았다.

그리고 1999년생의 듀오는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이승호는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1피안타 5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이승호는 1회 볼넷 2개를 내주면서 무사 1,2루로 경기를 시작했다. 출발이 매끄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SK 중심 타선을 침착하게 돌려세우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2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뒤 3회초 2사 후 김성현에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지만 최정을 범타 처리해 다시 한 번 위기를 넘겼다.
4회초 2사 후 다시 김동엽과 한동민에 연속 볼넷을 내줘 위기에 몰렸다.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4회를 쉽사리 넘기지 못하는 듯 했다. 강승호와 승부에서 2B까지 몰렸다. 하지만 체인지업 연속 3개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내며 다시 한 번 위기를 극복했다.
이승호가 꾸역꾸역 위기를 넘기자 타선도 비로소 응답했다. 4회말 1사 1루에서 제리 샌즈가 선제 투런포를 터뜨리면서 넥센이 2-0 리드를 잡았다. 이승호는 5회초 선두타자 나주환에게는 볼넷을 내줬고 공을 안우진에게 넘겼다.
하지만 이승호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100% 소화해냈다. 최소한의 임무 그 이상을 해냈다.
이승호의 투구 내용이 안정적이었다고 보긴 힘들었다. 볼넷이 5개나 됐다. 하지만 불과 2년차인, 이제 막 포스트시즌 두 번째 등판에 나선 신예 선수가 볼넷을 남발하는 가운데서도 실점 없이 등판을 마무리 지었다는 것에 충분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그리고 안우진은 다시 한 번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며 경기를 압도했다. 경기 전 장정석 감독은 "안우진이 5이닝을 던질 수도 있다"고 말하며 시리즈 원점의 의지를 다졌다. 장정석 감독의 말은 현실이 됐다. 안우진은 이승호의 뒤를 이어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를 매듭지었다.
팀의 막내들인 이승호, 안우진의 담대한 피칭은 지난 준플레이오프 4차전과 마찬가지로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냈다. /jhrae@osen.co.kr
[사진] 고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