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만 나옵니다".
수원 삼성은 31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 울산 현대와 경기서 1-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수원은 FA컵 우승 도전이 실패로 끝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을 위해 울산의 FA컵 우승 여부에 따라 최소 4위를 차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울산전을 마치고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수원 선수단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이날도 경기뿐만 아니라 선수들 독려하고 상대 선수들과 신경전을 펼치는 선수들을 떼어놓았던 조원희 역시 천천히 빠져 나갔다.

최근 수원 선수단서 가장 바빴던 선수는 바로 조원희다. 경기도 뛰어야 하고 그라운드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여했기 때문이다. 경기가 급한 상황에서 쓸모없는 논쟁을 펼칠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선수가 바로 조원희다. 울산과 FA컵 준결승에서도 조원희는 곽광선과 울산 김태환이 몸싸움 때문에 신경전을 펼치자 바로 달려가 둘을 말렸다.
빨리 반전을 만들어야 할 상황에서 쓸모없는 신경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전북전에서도 선수들이 호기를 부릴 때 조원희는 염기훈과 함께 가장 바빴다. 말리고 또 말렸다. 무리한 파울로 인해 시비가 붙었을 때 가장 먼저 나서면서 후배들이 경기에 집중하기를 바랐던 선수가 바로 조원희였다.
경기력을 논하기 전 조원희는 가장 중요한 선수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낸 조원희였기 때문에 천천히 경기장을 빠져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는 "눈물만 나옵니다"라며 고개를 떨궜다. 또 "모두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경기가 잘 풀리지 않네요. 정말 답답합니다"라고 말했다.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그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재차 질문을 하려고 했지만 가볍게 인사를 건넨 조원희는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고참인 조원희의 답답함은 수원의 경기서 문제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선수단 전체가 답답함이 따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분명하게 나타낸 것이디 때문이다.
수원은 여전히 갈 길이 많이 남았다. 조원희가 고개를 펴고 경기장을 빠져 나간다면 경기력 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분명히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비록 모든 대회서 우승에 실패했지만 여전히 수원의 시즌은 남아있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