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로사리오 퇴출, 명백한 한일 야구 수준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1.01 06: 39

인정하기 싫지만 현실이 그렇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방출된 윌린 로사리오(29)가 또 한 번 한일 야구 수준 차이를 드러낸 씁쓸한 사례로 남았다. 
한신은 지난달 31일 로사리오를 자유계약선수로 풀었다. 쉽게 말해 재계약 포기, 방출이다. 한신 구단이 내년 로사리오 옵션 계약을 갖고 있었고, 선수 본인도 연봉 삭감을 각오하며 잔류 희망했지만 퇴출을 피할 수 없었다. 다니모토 오사무 한신 구단 본부장은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맘때만 하더라도 로사리오는 극진한 대우를 받고 한신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 한국을 찾아 로사리오를 집중 관찰했고, 시즌 후에는 도미니카공화국까지 날아가는 정성을 보였다. 로사리오의 추정 계약 내용은 2년 총액 8억엔으로 한신의 역대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최고 대우였다. 

그러나 로사리오가 일본으로 갈 때부터 의문을 품는 야구인들이 적지 않았다. 한 선수는 "우리나라에서도 변화구 좋은 투수들에게 맥을 못 췄다. 일본에는 그런 투수들이 훨씬 많은데 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일본 언론은 로사리오가 한국에서 2년 연속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점을 부각했다. 이에 일각에선 "전형적인 타고투저인 KBO리그 기록에 한신이 현혹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가공할 만한 파워로 기대치를 한껏 높인 로사리오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개막 3연전에 12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이후 19경기 연속 홈런 침묵, 일본 투수들의 날카로운 변화구에 적응하지 못했다. 집요한 바깥쪽 변화구 승부에 대처가 되지 않았다. 결국 6월초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후반기 1군 복귀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 사이 한신은 새로운 외인 타자로 에프렌 나바로를 영입하며 로사리오를 압박했다. 이쯤 한 관계자는 "로사리오가 적응을 하지 못한 것은 팀 영향도 있다. 한신은 성적 압박이 큰 팀이다. 로사리오는 기가 살아야 하는데 많이 위축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타격폼을 두고 스태프와 마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사리오는 8월말 다시 2군에 내려갔고, 한신은 17년 만에 리그 꼴찌로 마쳤다. 시즌 후 감독이 바뀌었다. 
로사리오의 최종 성적은 75경기 타율 2할4푼2리 86안타 8홈런 40타점 28득점 출루율 .285 장타율 .374 OPS .658. 볼넷 17개를 얻는 동안 삼진 71개로 선구안이 무너졌다. 병살도 12개를 쳤다. 득점권 타율 2할1푼7리에 불과했다. 설상가상 1루 수비에서 실책 9개를 남발했다.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센트럴리그에서 수비마저 불안하니 쓰임새가 극히 떨어졌다. 
KBO리그에서 성공한 외인이었지만 일본의 벽은 높았다. 로사리오에 앞서 2014~2015년 KBO리그 삼성에서 리그를 평정한 야마이코 나바로가 2016년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타율 2할1푼7리 6홈런 44타점으로 실패하며 한 시즌 만에 짐을 쌌다. LG에 2년간 있다 올해 일본에 간 투수 데이비드 허프도 중간계투로 밀려나며 3승6패7홀드 평균자책점 4.87에 그쳤다. 
로사리오는 다시 KBO리그 복귀를 원하고 있다. 과거 현대 클리프 브룸바, 두산 게리 레스, SK 크리스 세든, 넥센 앤디 밴헤켄이 일본에서 실패한 뒤 한국으로 유턴한 케이스. 다시 한국에 돌아온 그들은 일본 실패가 무색한 활약을 했다. 타이론 우즈, 릭 밴덴헐크처럼 일본에 가서 성공한 선수들도 있지만 실패한 선수가 훨씬 많다. 아직 한일 프로야구 사이에 명백한 수준 차이가 존재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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