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장정석이 그린 빅픽쳐, 넥센 리버스 스윕 이끄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1.01 09: 00

다소 도박처럼 보였던 선택이 결과적으로는 리버스 스윕을 향한 조각으로 모아지고 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의 구상이 최종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넥센은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2로 이기고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적지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내주며 패색이 짙었던 넥센은 3·4차전을 깔끔하게 승리했다.
플레이오프 역사상 1·2차전을 모두 잡은 14번의 사례 중, 12번이 그대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리버스 스윕이 그렇게 힘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장정석 감독의 승부수가 3차전부터 적중하며 서서히 그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장 감독은 3차전에서 선발 한현희에 이어 오주원을 투입해 위기를 진화했고, 안우진을 올려 굳히기에 들어갔다. 한 판만 지면 바로 탈락인 넥센으로서는 팀 내 불펜투수 중 가장 구위가 좋은 안우진을 막판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합리적인 수순으로 보였다. 그러나 장 감독은 안우진을 1이닝만 쓰고, 이보근 김상수라는 또 다른 필승조로 1점차 리드를 지켰다.
3차전이 끝난 뒤 이 교체는 큰 의미로 다가왔다. 만약 이날 안우진을 많이 썼다면 이겼다 하더라도 4차전 출전이 거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이닝으로 끊고 다른 베테랑 투수들을 최대한 활용한 장 감독의 도박은 4차전으로 이어졌다. 3차전에서 13개의 공을 던진 안우진은 4차전 선발 이승호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 SK의 공격 흐름을 완벽하게 끊어 놓으면서 승리의 공을 세웠다.
장 감독은 3차전에서 언더핸드 박종훈을 맞아 김혜성을 리드오프로 기용했고, 김혜성은 승리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3루타와 베이스러닝을 선보였다. 8회 위기 상황에서는 로맥을 거르는 대신 정면승부를 선택해 역시 성공했다. 장 감독도 “승부수가 연이어 적중하는 경우가 사실 많지 않았다”고 시인했을 정도로 벤치의 작전이 대적중한 경기였다.
4차전도 투수교체 타이밍 등 전체적인 흐름에서 SK에 틈을 내주지 않는 짜임새 있는 모습을 선보였다. 3차전이 끝날 때까지만 해도 브리검을 벼랑 끝 카드로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브리검까지 아끼며 5차전 여유도 만들었다. 실질적으로 벼랑에 몰린 3차전부터 리버스 스윕을 염두에 두고 빅픽쳐를 그린 셈이다. 그런 장 감독이 그린 그림이 이제 마지막 퍼즐 조각 찾기에 나선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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