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정상급 파워를 갖춘 두 외국인 타자의 가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제리 샌즈(넥센)는 시리즈 MVP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반면, 제이미 로맥(SK)은 아직도 예열 중이다.
SK와 넥센은 플레이오프 4차전 현재 2승2패로 팽팽히 맞서 있다. 1·2차전을 SK가 모두 잡으며 비교적 무난하게 한국시리즈 티켓을 따내는 듯 했지만, 넥센의 저력이 만만치 않다. 넥센은 3·4차전에서 SK 타선을 철저하게 누른 끝에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제 두 팀은 오는 2일 인천에서 운명의 5차전을 벌인다.
넥센이 따라갈 수 있었던 것, SK가 시리즈를 조기에 결정짓지 못한 것은 외국인 타자들과 연관이 있다. 샌즈는 대활약을 펼친 반면, 로맥은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4차전에서 그랬다.

샌즈는 31일 4차전에서 4회 결승 투런포를 기록한 것을 비롯, 4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MVP로도 선정됐다. 반면 로맥은 4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 1삼진에 머물렀다. 8회에는 병살타를 치는 등 찬스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해결사가 침묵한 SK 타선도 덩달아 침몰했다.
비단 4차전만이 아니다. 샌즈는 이번 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4할6푼7리, 2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529를 기록하고 있다. 2개의 홈런 모두 영양가가 만점이었다. 반면 로맥은 4경기에서 타율 1할2푼5리, 1홈런, 1타점, OPS 0.489에 머물고 있다. 타율이 낮은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찬스에서 한 방도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팀 공격에 마이너스만 되고 있다.
이제 운명의 5차전이 남았다. 5차전에서도 두 선수는 키 플레이어로 조명을 받을 전망이다. 사실 넥센은 지금 타격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팀 타율이 2할1푼5리에 불과하다. 사실상 샌즈가 팀 타선을 끌고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만약 샌즈가 부진하다면 넥센 타선도 최후의 보루를 잃은 채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SK는 팀 출루율(.336) 자체는 넥센(.285)보다 좋다. 결국 해결이 안 되는 의미다. 4번 타자로 다시 나설 것이 유력한 로맥이 해결사 몫을 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로맥을 대체할 타자는 SK에 없다. 로맥이 일어나야 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