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수비수 장현수(27, FC도쿄)가 대표팀 자격 영구 박탈의 중징계를 받으면서 이듬해 1월 아시안컵을 앞둔 벤투호의 수비진 구성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일 오후 신문로 축구회관서 공정위원회(전 징계위원회)를 열고 장현수에게 대표팀 자격 영구 박탈과 벌금 3000만 원을 부과했다. 병역특례 체육요원 대체복무 기간 중 봉사활동 증빙 서류를 조작해 중징계를 받은 장현수는 "정말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입이 열 개라도 국민 여러분께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며 사죄했다.
장현수의 국가대표 영구 퇴출과 함께 그를 대체할 주인공에 이목이 집중된다. 장현수는 그간 A대표팀(58경기 3골)의 핵심 수비수로 활약해왔다. 수장이 바뀌어도 장현수의 입지는 좀체 흔들리지 않았다. 장현수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 지휘 아래 한국의 주축 수비수로 성장했다. 신태용 감독과도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함께하며 생애 첫 꿈의 무대를 밟았다.

장현수는 올해 8월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한 뒤에도 신임을 잃지 않았다.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치른 A매치 4경기 중 3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등 모든 경기에 출전하며 입지를 다졌다. 벤투 감독은 칠레전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장현수를 두고 "모든 선수들이 실수할 수 있다"면서 "한 번의 실수와 하나의 장면으로만 선수를 평가하지 않는다. 수많은 동작과 판단을 보고 경기력을 평가한다"고 무한신뢰를 보냈다.
그러나 장현수는 이번 봉사활동 서류조작 사건으로 국가대표팀서 이 모든 신뢰와 기회를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됐다. 그동안 대표팀의 주축 수비수로 활약해왔던 만큼 이듬해 1월 아시안컵을 앞둔 벤투호도 빠르게 장현수의 대체자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장현수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는 김민재(전북)가 첫 손에 꼽힌다. 올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과 전북 현대의 K리그1 우승 주역인 그는 189cm, 70kg의 월등한 신체 조건을 앞세워 상대를 압도한다. 남다른 축구 지능과 빠른 발을 지녀 향후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갈 수비수로 기대받고 있다. 특히 김민재는 장현수의 장점으로 평가받던 빌드업 능력을 갖고 있어 대체자로 손색이 없을 전망이다.
9~10월 A매치서 잇따라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은 정승현(가시마 앤틀러스)과 9월 승선했던 윤영선(성남)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둘 모두 벤투 체제에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지만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 윤영선은 독일전에 출전해 풀타임 활약하며 2-0 승리에 일조하기도 했다. 지금으로선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코스타리카, 우루과이, 파나마전에 나선 김민재가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dolyng@osen.co.kr

[사진] 장현수(위)-김민재(아래).